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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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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계속 나일 때/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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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21회 작성일 21-02-04 17:53

본문

 내가 계속 나일 때




 

 신용목






 물이 끓는다

 물이 

 사라지려 하고 있다

 물

 아닌 것이 되려 하고 있다

 물

 아닌 것이 되기 전에

 사라지기 전에


 보리차 티백을 넣는다,

 베란다 화분에서 사철나무 잎 하나가 뚝 떨어지는 것처럼 눈이 내리고


 오래전 봄날, 곰을 잡고 곰의 두개골에 화장을 해 숲으로 돌려보냈는데

 그 곰이 하얗게 돌아왔다고


 생각하는 내가 있다,

 그때까지가 가을이었으니까


 창밖 단풍나무 잎은 여태 지지도 않고 눈을 받고 있다 하나의 발자국이 다른 발자국의 바닥을 잠시 견뎌주고 있다 

 

 아직 떠나지 않은 생각이 잠시 나를 받아주고 있다,

 생각하면


 몸은 신전처럼 더워지고 예배처럼 슬픔이 모여든다


 그때까지가 생각이었으니까,


 나는 그냥 살았을 뿐이다

 나는 계속 나였다

 

 내가 끓었을 때

 그가 왔다


 그리고 식어가는 시간이었다



 - 시집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에서, 2017 -







* 시를 읽고 시인의 생각을 전부 해부하듯 아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어렵고 쉽고를 떠나서 생각을 비유 속에 녹여 글이라는 그릇에 담아 내놓는 시를 우린 그저 읽을 뿐이다.

  그러다 뭔가 소스라치듯 깨달음이 오면 우린 남모를 환희에 젖어 살기도 한다.

  또한 끓을 때가 있다 그리고 식을 때도 있다.

  그래도 나는 나이기에 눈처럼 발자국처럼 나를 견디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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