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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이별 /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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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0회 작성일 21-02-08 01:40

본문

이별 / 문태준


나목(裸木)의 가지에 얹혀 있는 새의 빈 둥지를 본 지 여러 철이 지났어요


아무 말도 없이 가신, 내게 지어 놓은 그이의 영혼 같은 그것을 새잎이며 신록이며 그늘이며

낙엽이 덮는 것을 보았어요


그게 무슨 소용이예요, 예전에 그이를 흙으로 거짓으로 다시 덮는 일에 지나지 않을 뿐


나는 눈보라가 치는 꿈속을 뛰쳐나와 새의 빈 둥지를 우러러 밤처럼 울었어요


* 문태준 :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1994년 <문예중앙> 신인상 등단, 시집 <가재미> 등 다수



< 버 전 >


죽은 나뭇가지에 얹혀 있는 빈 둥지, 말 없이 그이가 새겨 놓은 흔적


백여우 꼬리에 불이 붙은 듯 물고 뜯고 할퀴는 꿈 속의 날들이여


얼래고 달래 보지만 오늘도 내 어머니 같이 그립습니다


저물녘 들려오는 은은한 종소리, 그이가 사는 나라에서 흔드는 행커치프


긴- 여운 마다 가슴가슴 저며 오고 바람 찬 빈 둥지에 쪽 달이 뜨니


나는 주룩주룩 밤비처럼 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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