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위의 사랑 /차창룡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벼랑 위의 사랑 /차창룡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1회 작성일 20-09-07 20:03

본문

벼랑 위의 사랑

 

차창룡

 

 

모든 사랑은 벼랑 위에서 시작되더라, 당신을 만나고부터

벼랑은 내 마음의 거주지. 금방 날아오를 것 같은 부화 직전의 알처럼

벼랑은 위태롭고 아름다워, 야윈 상록수 가지 붙잡고

날아올라라 나의 마음이여, 너의 부푼 가슴에 날개 있으니,

 

일촉즉발의 사랑이어라, 세상은 온통 양귀비의 향기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당신과 나는 벼랑에서 떨어졌고,

세상을 우리를 받쳐 주지 않았다. 피가 튀는 사랑이여,

계곡은 태양이 끓는 용광로, 사랑은 그래도 녹지 않았구나.

 

버릇처럼 벼랑 위로 돌아왔지만, 벼랑이란 보이지 않게 무너지는 법,

평생 벼랑에서 살 수는 없어, 당신은 내 마음을 떠나고 있었다.

떠나는 이의 힘은 붙잡을수록 세는 법인지.

 

모든 사랑은 벼랑 위에서 끝나더라, 당신을 만나고부터

내 마음은 항상 낭떠러지였다. 어차피 죽을 용기도 없는 것들아,

벼랑은 암시랑토 않다는 표정으로 다투고 있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시집벼랑 위의 사랑(민음사, 2010)


 

   꿈꾸는 듯 달콤한 사랑을 기대하는 강형철 시인의 소박한 시 야트막한 사랑을 읽다가 벼랑 위의 사랑을 읽으니 첫 구절부터 위태위태하다. 모든 사랑이 벼랑 위에서 시작이 된다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처음부터 불쏘시개처럼 격정적인 사랑은 오래 못 간다고 한다. 헤어지기 위해 시작하는 사랑은 없지만 이 시는 처음부터 헤어짐을 내포하고 있다. 누구의 잘잘못도 아니다. 마음은 인연 따라 왔다가 흐르는 물처럼 아무 것도 싣지 않고 가는 것이다.

 

   벼랑 위의 사랑, 세속 남녀의 사랑을 두고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보듬고 안아주는 평범한 사랑을 하는 선남선녀에겐 지고지순한 사랑은 없다. 사랑은 두 사람의 마음이 한데 고여 있을 때만 가능한 것. 한 사람의 마음이 떠나는 순간 사랑은 끝나는 것이다. 가여운 인간의 사랑을 두고 신의 경지로 끌어올리려 할 필요도 없다. 사랑을 잃었다고 해서 너무 슬퍼한 것도 분노할 것도 없다. 사랑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자동사라고 하지 않았던가.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4건 57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11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7 0 09-16
2113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0 0 09-14
21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0 09-14
21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2 0 09-14
211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9 0 09-12
2109 빛날그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2 0 09-11
210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6 0 09-11
2107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6 0 09-09
210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0 09-08
2105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7 0 09-08
21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 0 09-08
열람중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0 09-07
210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5 0 09-07
210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0 09-06
210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9 0 09-06
2099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0 09-04
209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0 09-04
209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0 09-04
20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0 0 09-04
209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0 0 09-02
2094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2 0 09-01
209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0 0 09-01
2092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3 1 08-31
209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1 0 08-31
209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7 0 08-31
2089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 08-30
208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6 1 08-28
208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4 0 08-27
208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3 0 08-26
2085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1 2 08-25
208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7 0 08-24
208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2 0 08-24
20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5 0 08-24
208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3 0 08-21
208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1 2 08-21
207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0 08-19
207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4 0 08-19
207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1 08-18
207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 08-17
20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8 1 08-17
2074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 08-16
207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3 0 08-14
2072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4 1 08-12
207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4 0 08-11
20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5 0 08-11
20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9 0 08-10
206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5 2 08-09
206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2 1 08-07
206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8 0 08-03
20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0 08-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