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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 김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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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4회 작성일 20-05-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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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김사인



자동차 굉음 속

도시고속도로 갓길을

누런 개 한 마리가 끝없이 따라가고 있다

살아 돌아갈 수 있을까

말린 꼬리 밑으로 비치는

그의 붉은 항문


[감상]

우리는 참 먼 길을 간다. 일상은 자동차 굉음처럼 언제나 시끄럽고 우울하다. 일상은 저만치서 끝없이 달려오고 스치며 지나간다. 일상은 등 뒤에서 빵빵거리기도 하고 느닷없이 창문을 내려 삿대질을 하기도 한다. 눈앞이 어지러워 저 굉음 속으로 사라져 버린 누군가도 있었다. 그런 날은 빗길에 차바퀴들이 미끄러지는 소리가 아찔하게 들려왔다. 오늘은 차를 타고 가다 갓길을 하염없이 따라가는 누런 개를 만난다.  말린 꼬리 밑으로 비치는 그의 붉은 항문...이 길이 시골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의 모습이 핏빛 노을처럼 아프고 슬프다. 못 본 척 달려가는 나와 돌아갈 수 없는 너와 끝없는 이 고속도로... 우리가 너무 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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