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볼 / 안희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캐치볼 / 안희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83회 작성일 20-06-29 05:55

본문

캐치볼 / 안희연 


예고도 없이 날아들었다

불타는 공이었다


되돌려 보내려면 마음의 출처를 알아야 하는데

어디에도 투수는 보이지 않고


언제부터 내 손엔 글러브가 끼워져 있었을까

벗을 수 없어 몸이 되어버린 것들을 생각한다


알 수 없겠지, 이 모든 순서와 이유를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이는 법이니까 *


나에게 다정해지려는 노력을 멈춘 적 없었음에도

언제나 폐허가 되어야만 거기 집이 있었음을 알았다


그래서 왔을 것이다

불행을 막기 위해 더 큰 불행을 불러내는 주술처럼


뭐든 미리 불태우려고

미리 아프려고


내 마음이 던진 공을

내가 받으며 노는 시간


그래도 가끔은

지평선의 고독을 이해할 수 있다


불타는 공이 도착했다는 것은

불에 탈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나는 글러브를 단단히 조인다


* 애거서 크리스트


* 안희연 : 1986년 경기도 성남 출생, 2012년 <창비>로 등단, 2016년 <신동엽문학상>

            수상, 시집 <밤아리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외


< 소 감 >


손에 들어온 야구볼을 놓고 화자의 사유는 출렁이며 일렁이며 춤추며 흐른다 

불타는 공이라는 것은 놓여있는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인데,

급박한 인생 가고자 하는 곳은 어디인지 또 머물고자 하는 곳은 어디인지 화자는

묻는 듯 하다


손에 들어온 캐치볼은 능동으로 보느냐 피동으로 보느냐에따라 인생의 의미 또한 

달라지곤 하는데,

분명 능동이었는데 조물주의 글러브 안의 미물이라 천재지변 같은 벼락치기 운명

으로 데드볼 같은 홍재였다가 병살타 같은 양박 쓰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인생은 아는 것만큼 존재한다는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고,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것을 보고 느껴서 즉 깊은 사색을 통해서 

존재의 폭을 넓혀야 하지 않겠는가?


불타는 공이 날아들고 있다 투수는 보이지 않는다 

아득한 지평선을 향해 무작정 되 던져야 하나 말아야 하나 

오늘도 캐처는 시름이 깊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4건 58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064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6 0 07-27
20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5 0 07-27
20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0 0 07-27
206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0 0 07-26
2060 고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3 0 07-22
20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0 07-20
205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8 0 07-20
20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9 0 07-13
205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3 0 07-13
205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1 0 07-09
20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3 0 07-06
20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 0 07-06
205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2 0 07-02
205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4 0 07-01
20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6 1 06-30
204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0 06-29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4 0 06-29
2047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0 06-28
204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2 0 06-26
20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8 0 06-22
20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9 0 06-22
204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5 1 06-19
2042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6 0 06-17
204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0 0 06-15
20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0 0 06-15
203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9 0 06-09
20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2 0 06-08
20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7 0 06-08
203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4 0 06-06
203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7 0 06-01
203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 06-01
20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3 0 06-01
203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9 0 05-29
203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0 05-28
20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7 1 05-26
202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1 0 05-25
20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7 0 05-25
20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9 0 05-25
202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7 0 05-21
20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4 0 05-18
20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1 0 05-18
202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2 0 05-15
2022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5 0 05-13
2021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4 0 05-13
20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2 0 05-11
20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 0 05-11
2018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3 0 05-08
201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1 0 05-04
20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2 0 05-04
2015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0 05-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