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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은 짬뽕을 이긴다/ 모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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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9회 작성일 20-03-23 08:23

본문

짜장면은 짬뽕을 이긴다

 

모현숙

 

고깃집 가서 외식하자는 딸에게

짜장면이나 짬뽕이 먹고 싶다는 노모의 입맛은

떠나온 고향 오일장 그 어느 난전에 머물러 있다

 

착한 가격 동네 반점의

홍합 짬뽕과 짜장면 앞에서

짜장면 그릇을 먼저 집는 노모의 외출은 단출하다

짜장면이 짬뽕을 이기고,

따신 보리차가 생수를 이기던 동네 반점

 

살아오면서 거의 이겨본 적 없던 노모는

이긴 짜장 면발 앞에서도 몹시 조심스럽다

덩달아 단무지까지 노랗게 얌전해진다

옷에 묻히지 않으려는 짜장면처럼 조심스러운 노화가

짙어진 검버섯과 작아진 몸집으로

빈 짜장면 그릇 건너편에서 아이처럼 웃는다

 

요안나 요양원에 다시 모셔놓고 돌아서는 저녁

노모를 이겨 먹은 딸의 명치끝이 검게 막히고

오늘도 지고 있는 노모는 고요하고 점점 어리기만 하다

 

프로필

모현숙 조선문학 등단국제PEN한국본부대구시협시공간 회원시집 (바람자루엔 바람이 없다)

 

시 감상

 

짜장면은 유년에 가장 고급 음식이었다졸업식이 끝나고 동네 반점에 둘러앉아 짜장면에 군만두를 먹던 기억세월이 흘러 자장면은 외식 중 가장 저렴한 음식이 되었다시간은 그렇게 하나둘 주변을 변화시켰다코로나가 세계적 팬데믹 현상이 되고국내에서는 요양원의 대규모 집단감염이 큰 문제가 되었다다만 몇 주라도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좀 더 부모에게 관심을 갖자더욱이 요양원에 계신다면 뵐 수 있을 때 한 번 더 뵙자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 것은 없다다만더불어 익어가는 것이다문득노란 단무지와 검은빛 짜장면이 기억의 저편을 불끈 당긴다. [김부회 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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