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의 그 마음을 / 문성해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무덤의 그 마음을 / 문성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14회 작성일 18-12-26 11:40

본문

.

     무덤이 제 앞에 가솔들마냥

     비석과 어린 소나무들을 거느리는 그 마음을 내 알겠어요

     무덤이 삐죽삐죽 솟은 쑥대머리 위로

     민들레나 명아주 풀을 키우는 그 마음을 내 알겠어요

     무덤이 달빛 설레는 밤이면

     그림자 일렁이는 그 마음을 내 알겠어요

     무덤이 승냥이 길게 우는 소리에

     흙구멍들을 움찔움찔하는 그 마음을 내 알겠어요

     무덤이 긴 세월 동안

     조금씩 조금씩 마을로 흘러내리는 그 마음을 내 알겠어요

 

                                                                                                         -무덤의 그 마음을, 문성해 詩 全文-

 

 

     鵲巢感想文

     글쟁이들은 이 얼마나 무덤을 동경하는 것인가! 가솔들마냥 즐비한 시집들, 심지어 내 운전석 옆에도 한둘 정도의 무덤은 싣고 다니니까! 신호등을 보는 가운데에서도 가끔 그 무덤을 휘적대다가 눈꽃이 피어 미소를 머금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음을,

     비석과 어린 소나무들을 거느리는 그 마음은 아마 이 鵲巢 같은 사람을 위해 저렇게 써는가 하면서도 또 우리는 어린 소나무의 마음으로 비석을 향해 질주하는 그 푸름을 소망하는,

     머리가 헝클어진 그 쑥대머리 같은 를 보고서도 오로지 나는 민들레나 명아주 같은 풀을 키워야겠다는 그 마음을 또 얼마나 가져보았던가!

     여기서 한 가지 짚어 볼 詩語가 있다. 민들레와 그 씨앗은 꽃의 색상도 그 씨앗도 어디론가 심어질 수 있는 어떤 희망이 묻어 있으며 명아주에서 나오는 그 지팡이는 참 가볍고 좋다는 것을, 어떤 받침대 역할로 에 보조한다.

     달빛 같은 곱고 아름다운 한수를 그려 낸다면, 일렁이는 그 마음을 누가 알겠어요.

     승냥이 같은 비평가나 또 글을 흠모하는 이로부터 가슴 옴찔옴찔하는 그 마음까지 더나가 긴 세월 동안 조금씩 조금씩 마을로 흘러내리는 그 마음, 그러니까 어린아이들이 몰려드는 시마을에 어떤 안내자로 말이에요.

 

 

 

     鵲巢

     겨울은 긴 눈썹처럼 차양을 쳐 놓았다

 

     깊은 눈동자의 건물보다 쫓기는 얼굴로 이미 우그러진 달빛을 담아 마시고 있었다 바깥은 불이 꺼졌고 우리는 불판을 바라보며 불판 속으로 들어갈 수 없는 이유를 기울이고 있었다 저 뜨거움에 익어버리는 삼겹살을 뒤적거리다가 온 몸에 수많은 이름이 초식으로 들어가 앉는 밤, 비틀거리는 유리잔은 따뜻한 불판을 보며 왜 불판이 되지 못하고 흰 담배를 연방 피웠던 것일까 다 핀 담배꽁초를 결국 바닥에 뭉개면서 얼룩은 다만 옷에만 배였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노릇하게 익었던 삼겹살 한 점 씹고서야 눈이 뜨였다 바닥은 침이 튀어 오르고 구두로 문대다가 찢어지는 구름과 사라지는 영혼, 그 영혼들, 이미 지운 그 수족에 나는 슬펐다 바싹 마른 목구멍에 소주성의 영토에 이미 와 있었으니까 지렁이가 스멀스멀 피어나는 자정쯤에 우린 다시 만나었으니까 담뱃재가 천천히 날리며 가라앉은 곳 천 길 낭떠러지에 몸을 벗고 구름이 피는 이 건조한 바닥을

     뽑혀 나간 실효 하나가 굳은 입을 다 덮었으니까

 

         

 

    *소주성=소득주도성장론 줄임.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61건 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4 0 12-12
41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5 0 11-30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5 0 12-26
4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8 0 12-22
40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0 0 10-28
40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4 0 11-14
4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4 0 01-17
4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7 0 01-11
4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8 0 10-27
40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1 0 12-27
4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2 0 11-27
40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0 12-06
3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0 11-25
3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0 08-13
3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0 0 08-19
3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3 1 12-22
39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3 0 08-15
39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3 0 12-16
3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3 0 11-01
39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0 12-01
39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0 08-28
3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7 0 01-20
38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9 0 12-23
38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9 0 08-07
38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1 0 11-18
38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6 0 01-10
38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9 0 10-28
38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0 0 12-11
38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1 0 02-08
38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1 0 12-17
38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2 0 12-24
38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6 0 12-14
37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7 0 12-20
37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8 0 08-16
37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7 0 12-13
37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9 0 10-03
37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9 0 10-10
3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1 0 12-23
37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5 0 11-21
37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7 0 11-11
37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9 0 09-11
37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0 0 09-08
36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3 0 12-26
36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6 0 01-26
36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7 0 12-24
36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0 0 11-05
3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 0 12-05
36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5 0 12-05
3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 0 12-12
36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 0 12-0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