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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묻는다 =서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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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3회 작성일 24-10-15 21:11

본문

개에게 묻는다

=서효인

 

 

여기쯤일까 근처일까 아닐까, 하는 곳에 개를 묻었다, 야트막한 둔덕 혹은 뒷산이었던 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3년 전이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났다 개를 묻은 지, 그때는 죽은 개를 어디에 묻는지를, 알지 못했다 방문자가 부주의하게 열어놓은, 작은 틈으로 개는 물음표처럼 사라졌다, 거기가 삶의 틈바구니였다는 듯이, 아파트가 들어설 곳 옆 동네에서, 대로변에 붙은 집 바로 옆길에서, 차에 치여 죽은 개를 안고, 묻는다, 여기가 어디인지, 그즈음인지 근처인지, 그때 지어진 아파트는 17년이 되었고, 값이 덜 오르거나 더 오르거나 하였다, 아파트에 들어간, 큰크리트며 철근이며 알루미늄이며 하는 인간의, 자재들, 아파트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이며 수박 껍질이며 기저귀 같은 인간의, 흔적들, 거기에 키우던 개는, 없었다 가끔은 왜 거기에 개를 묻었을까, 생각한다 원래는 뒷산이었고 그때는, 쓰레기 산이었는데, 차에 치여 죽은 개를 안고 오르던 언덕길은, 완전히 재개발되었다, 키우던 개가 보이지 않아, 묻는다, 여기는 어디인가 이 근처인가 이쯤이면 되었나, 쓰레기로 뒤덮인 뒷산에서 우리 강아지가 무어라, 대답한다, 옳지 그렇지 대답하는, 나의 꼬리가, 극심하고 완전하게 흔들린다,

 

 

   문학동네시인선 171 서효인 시집 나는 나를 사랑해서 나를 혐오하고 084-085p

 

 

   얼띤 드립 한 잔

    아직도 나는 완벽한 개를 생산하지 못했다. 낳지를 못했다. 시는 곧 삶의 현장이다. 그러니까 나의 삶은 여전히 불안한 셈이다. 개처럼 짖는다는 것에서 도그(dog)의 개념이 아니라 열린공간에 대한 지향과 완벽한 낱개로 성립한 세계에 대한 열망으로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단단한 껍질 속 개며 덮여 있는 존재의 개로 머물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완벽한 저 개를 보며 나의 하루를 점치는 것이 되며 물이 어떻게 흘러야 오른 것인가를 보는 것이다. 이후 자정에 개를 이루었다면 그것은 개쩐 일이 될 것이다. 이 시에서도 몇 개의 시간이 보인다. 3년과 20년 그리고 17년이다. 3년은 참견의 의미로 닿는다. 너와 나 그리고 끼이는 존재다. 20년은 십 년이 완벽의 수 조합이라면 이십 년은 두 개의 조합으로 밟아 나간 세월을 암시한다. 세월보다는 시간으로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십칠 년은 완벽한 하나의 존재가 칠로 나가는 길 밟아 나간 시간의 개념이다. 콘크리트며 철근이며 알루미늄은 시의 고체성을 대변한다. 플라스틱과 수박 껍질 그리고 기저귀는 시와는 대조적이다. 플라스틱처럼 깨지기 쉽고 수박 껍질처럼 알맹이 없는 지저분함 여기에 기저귀처럼 각종 오물로 뒤범벅이 된 얼굴이다. 차는 구체를 상징한다. 둥그런 바퀴처럼 돌아가는 세계관이다. 아파트는 원고지를 연상할 수 있는 문자의 생활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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