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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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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명주동 =신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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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8회 작성일 24-11-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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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동

=신미나

 

 

    예전에 이곳은 톱밥 냄새가 나던 곳

    혼수로 쓸 오동나무 장롱을 싣고 가는 이도 있었답니다

 

    남문에서 다리를 건너면 남산이 있고

    남대천을 따라가면 큰 장이 서고 가면극도 열린다는데

 

    옛날 옷을 입으면 아신(阿信)이나, ()과 같은

    새 이름을 입은 것 같고, 전생을 구경 나온 듯한데

 

    당신은 왜 놓친 인연과 술래잡기합니까

    살았다면 몇 살인가

    손가락을 접으며 나이를 헤아려봅니까

 

    물에 뜬 불빛을 건지려 발을 담그지 마세요

    두 개도 되었다가 하나로 합쳐졌다가

    하얀 종이 인형이 강물 위에서 놀고 있습니다

 

 

   문학동네시인선 221 신미나 시집 백장미의 창백 021p



   얼띤 드립 한 잔

    시인의 옛 추억 한 가닥에 잊지 못한 연으로 그 연을 지우려 애쓴 글로 보인다. 명주동이라 하면 강원도에 있는 동네 이름으로 보이지만, 그곳의 상황은 독자로서 사실 잘 모른다. 톱밥 냄새가 나던 어떤 기억이 있다는 것 혼수로 쓸 오동나무 장롱을 싣고 가는 이도 있다는 거로 봐서는 결혼까지 생각하지 않았을까! 늘 상대는 톱밥이었다는 것도, 톱밥처럼 날리는 연기였다가 톱밥 가득 담긴 주머니로 난로가 앉아 있는 상황, 톱밥을 한데 어울려 섞으면 좋은 퇴비가 될 수 있고 그러나 톱밥 위를 걷는 하루가 정갈한 피부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하루의 의무는 모두 끝난 셈이다. 그것이 혼수였다면 오동나무는 장롱을 이루겠다. 혼수라는 말, 물론 혼수겠지만 혼수魂輸로 추황대백抽黃對白해 본다. 누런 것을 뽑아 흰색에 대비해 보는 일 그것은 시를 읽는 행위와 같다. 남문에서 다리를 건너면 남산이 있고 남대천을 따라가면 큰 장이 서고 가면극도 열린다. 물론 그 동네 상황을 얘기했겠지만, 시적 객체를 아주 잘 묘사한 문장이다. 남문과 남산과 남대천으로 순차적으로 흐르는 얼굴이다. 거기 큰 장이 서린 것처럼 무언가 모여든 것도 가면극처럼 아직 얼굴은 띄지 않았지만, 자꾸 어린 것은 분명하다. 옛날 옷을 입으면 아신(阿信)이나, ()과 같은 새 이름을 입은 것 같고, 전생을 구경 나온 듯하다. 아신이나 진은 아무래도 게임에서 비롯한 이름이 아닐까! 추론해 본다. 거기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그 이름을 끌고 왔다는 것은 무언가 이상이 깃든 인물일 것이고 그것이 전생을 구경 나온 것처럼 일시적인 회로에 든 것이겠다. 당신은 왜 놓친 인연과 술래잡기합니까? 살았다면 몇 살인가? 손가락을 접으며 나이를 헤아려봅니까? 그러니까 놓친 인연과는 단호히 끊어야 할 때가 되었고 몇 살이냐 만큼 밟은 세월을 생각하면 시간 낭비일 것이고 손가락을 접는다, 혼 떠나지 못한 장에 거닐어 본 장맛에 지면을 장식하며 베푼 장에다가 감추기까지 장 너머 이제는 장옥매향葬玉埋香으로 그 끝을 본다. 물에 든 불빛을 건지려 발을 담그지 마세요, 아무것도 없는 존재에 미쳐 내가 죽을 수도 있는 일, 두 개도 되었다가 하나로 합쳐졌다가 그래도 잊지 못한 연에 대한 사고와 하얀 종이 인형이 강물 위에서 놀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로 장식한 일까지 명주동에 있었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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