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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 꽂아둔 책 / 장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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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2회 작성일 20-02-28 06:20

본문

물속에 꽂아둔 책 / 장정욱


그는 물속에서 책 한 권을 건져내었다


물빛에 바랜 에필로그와 

물빛에 녹아든 마지막 구절을 찾고 있다


제목과 지은이 모두 지워진 책은

바닥의 평온을 읽기 시작했는지

오랫동안 물속에 고립되었다


의미가 다 빠져나간 줄거리

흐르고 흐르면

다음의 봄이 오고 말 텐데


텅 빈 페이지를 들여다보며

무릎이 허물어지도록

흐릿해진 밑줄에 몰두하는


뻑뻑한 밤


건져 올린 책 모서리에서 여백마저 흩어지면

더는 기억하지 못할 눈망울로

책 속 주인공이 그를 바라보고있다


* 장정욱 : 1964년 인천 출생, 2015년 <시로 여는 세상> 으로 등단

                시집<여름 달력엔 종종 눈이 내렸다>등


< 이미지 따라 하기 >

그 때 그 산사에 얻어 온 유리알 같은 이성(理性) 몇 알 아롱한데

( 理性 :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정신적 능력 모두 ) 


말갈기 같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십여 년의 세월과 비바람에 

흐느적 힘없이 녹아내리고


- 의미가 다 빠져나간 줄거리

- 흐르고 흐르면

- 다음의 봄이 오고 말 텐데


방향 잃은 장님처럼 더듬더듬 지팡이따라 모퉁이 돌아가는 심상



동쪽 하늘에 해 솟는다

雪山 녹여 밤새 얼린 차가운 해가 솟는다


호호 불며 범종아 울어라

千年 울어서 목이 쉰 그 소리로 울어라


둥글둥글 종소리 떠난다

연지 곤지 찍고 휘파람 불며


이 산 너머 저 산 끝까지

마을 지나 강 건너서

골골이 굽이굽이 햇살 따라서


가다 쉬고 가다 쉬고

산울림도 찾아오지 못하도록 멀리가거라


                          - 졸작, <산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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