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컨 식 5월 / 김혜선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베이컨 식 5월 / 김혜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0회 작성일 19-10-26 06:02

본문

베이컨 식 5월 / 김혜선


정육점 앞에서 개가 코를 땅에 박고 피냄새를 찾는다

정육점 안에는 머리 잘린 소가 걸려 있다

워낭 소리가 문틈으로 빠져나간다

네 개의 다리가 정육점 안을 차고 누르고 밀어낸다

개가 코를 바짝 대고 안을 들여다본다

검은 장갑을 낀 남자가 검은 우산을 들고

혓바닥을 빨며 기억을 지워간다

검은 정장을 입고 검은 이빨을 드러내 웃고 있다

남자는 우산으로 소를 찌르고 가른다 그림처럼

튄 피가 벽에서 흘러내린다

초상화 걸린 미술관 벽이 웃는다

피를 피하려 남자는 검은 우산을 편다

남자가 웃을 때마다 소들이 쓰러진다

숨소리도 비명도 남기지 않는 전문가가 된다

포크를 나이프를 바다를 썰어먹는다

소 의자에 앉아 남자는 거대한 노출증을 드러낸다

썩은 오줌 냄새가 산탄총 탄환처럼 흩어진다

예측불가의 명령들이 태어나고 죽음을 소비한다

비는 내리고 소는 갈비뼈를 드러내 밖을 본다

죽은 소가 잠든 시계를 깨운다

개는 침을 흘린다 비를 피하면 피가 따라온다

광주에는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


* 김혜선 : 경남 통영출생, 2009년 <시사사>로 등단, 

            전자시집 <언니네 이발관>등


< 소 감 >

시의 제목(베이컨 식 5월)과 마지막 행 (광주에는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 에서

박정희 시해 후 신군부의 정권 찬탈과 광주 5.18 항쟁을 암시하는 듯 하다

* 베이컨 :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여 삶아 말린 것


10.26직후 한반도 사태를 미 정보기관에서 바쁘게 정보수집을 하고 있다

(정육점 앞에서 개가 코를 땅에 박고 피냄새를 찾는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권유린(삼청교육대 등)범죄가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다

(정육점 안에는 머리 잘린 소가 걸려 있다)


체코 프라하의 봄처럼, 실패한 서울의 봄 분위기가 한반도를 빠져나간다

(워낭 소리가 문틈으로 빠져나간다)


신군부 정치군인들이 총칼을 들고 무자비하게 서울의 봄 분위기를 지워낸다

(검은 정장을 하고 검은 장갑을 낀 남자가 검은 우산으로 소를 찌르고 가른다)


민주화 운동하는 학생들과 정치인들을 마구 체포 구금 고문한다<공안검찰의 대단한 활약>

(그림처럼 튄 피가 벽에서 흘러 내린다)


체육관 대통령이 된 독재자의 불법행위<부산 국제그룹 해체 등>가 무차별 자행된다

(소 의자에 앉아 남자는 거대한 노출증을 드러낸다) 


독재자의 초상화가 관공서 벽마다 붙어서 자못 근엄하고

(초상화 걸린 미술관 벽이 웃고)


부정 부폐가 온 나라 방방 곡곡에서 살벌하게 벌어지고 있다

(썩은 오줌 냄새가 산탄총 탄환처럼 흩어진다)


닭 맥아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김영삼 전 대통령>

(죽은 소가 잠든 시계를 깨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4건 6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9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0 1 01-17
19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6 0 01-15
19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4 0 01-13
19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0 0 01-12
19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7 0 01-09
190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2 01-08
1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7 1 01-06
1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1 01-06
19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2 0 01-02
19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1 0 12-29
1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4 0 12-26
1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8 1 12-23
1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3 0 12-23
19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9 0 12-20
19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8 0 12-17
189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 0 12-16
1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3 0 12-14
18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4 1 12-11
189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6 1 12-10
189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0 12-09
18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2 0 12-08
189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8 0 12-05
189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 12-02
18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8 0 12-02
1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8 1 11-28
188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9 0 11-25
188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9 1 11-25
1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2 0 11-22
1886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0 0 11-21
188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9 0 11-19
1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1 11-19
1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9 0 11-15
1882 들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9 0 11-14
1881 코스모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0 11-12
18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4 0 11-12
187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9 0 11-11
18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4 0 11-09
187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0 11-05
187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9 0 11-04
18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0 11-02
1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4 0 10-31
1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7 0 10-30
187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6 1 10-28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1 0 10-26
1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5 0 10-23
18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0 10-21
18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8 0 10-20
1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9 0 10-17
186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 0 10-16
186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1 0 10-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