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북(鼓) / 전 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물의 북(鼓) / 전 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86회 작성일 19-03-27 05:42

본문

물의 북(鼓) / 전 결

소금쟁이가 웅덩이에 떠 있다

죽은 듯 있다

산 것이 산채로 꼼짝도 않을 때

그것은 집중(集中)​

발을 딛고 선 곳을 두드리는 순간

잠잠하던 물이 안테나를 펼쳤다

떨림은 울림에서 피어난다

벌레 한 마리 물 위를 지났을 뿐인데

기슭의 잎이 흔들리는 건

물의 입에서 피어난 떨림이

나무의 귀에 닿았기 때문

나무는 꼼짝 않고 귀 기울이고 있었을 것이다

테두리가 테두리를 미는 힘

나이테는 겹을 늘리고

​겹겹의 결 한 가운데 흔들리는 울음

물의 무늬를 새겼을 것이다

나무의 심연에서 일어선 소리의 결이

사방으로 퍼져나갈 때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해 열리는 눈과 귀는 안테나다

고요에서 일어서는 것의 무늬는 왜 둥근가

소금쟁이 한 마리 지나간 자리

북이 울고 있다

* 2017년 제14회 <문학들> 신인상 수상작

< 감 상 >

​세상은 고요한데 소금쟁이 한 마리 물 위에 꼼짝 않고 안거(安居)중이다   

소금쟁이 녀석이 발 한 번 두드리니 물에서 동심원 일으키며 북소리 난다

그때부터 숲속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은 시작이다

기슭의 입이 흔들리는 건 / 물의 입에서 피어난 떨림이 / 나무의 귀에 닿았기 때문

나무는 동심원으로 겹겹이 나이테를 두르며 소리 없는 북소리 붙들고 있다

북소리가 나무테의 물결따라 숲속 멀리까지 울려펴지면

이제 막 솟은 달님도  뚝방의 쑥부쟁이도 선잠 깬 새끼 다람쥐까지도 

둥둥 북소리와 어울려 한바탕 춤을 추겠지   

소금쟁이 한 마리 발 두드리는 소리에 숲속은 온통 잔치 판이다

한 줌 꼭 쥐고 놓치고 싶지 않은 시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64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76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1 0 05-06
1764 安熙善0048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 05-05
17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8 0 05-05
1762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1 0 05-04
1761 安熙善0048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2 4 05-03
17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9 0 05-02
1759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7 1 04-30
17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2 1 04-30
17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5 0 04-30
17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4 1 04-29
17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0 04-27
175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0 0 04-24
17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5 0 04-24
17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0 2 04-22
175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8 0 04-21
1750 安熙善0048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2 1 04-20
17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0 0 04-18
1748 安熙善0048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4 1 04-17
17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4 0 04-15
1746 安熙善0048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2 04-14
17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8 0 04-12
17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2 0 04-12
174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4 0 04-09
17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0 0 04-09
174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5 0 04-08
17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6 0 04-05
173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9 0 04-03
17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2 0 04-02
173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6 0 04-01
17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3 0 03-30
173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62 0 03-28
173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5 0 03-28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7 0 03-27
17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3 1 03-26
173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3 0 03-25
17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9 0 03-24
17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4 0 03-22
1728 安熙善4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8 0 03-21
172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8 0 03-19
1726 安熙善4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4 0 03-19
17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2 0 03-19
17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0 03-16
172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9 0 03-14
1722 安熙善4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3 0 03-13
17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7 0 03-13
17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0 03-11
17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0 0 03-10
1718 安熙善4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0 03-07
17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1 0 03-07
171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 03-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