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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몬떼비데오 광장에서 / 주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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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10회 작성일 19-01-20 00:04

본문

.

     일요일 아침, 물에 빠져 죽고 싶다는 어린 애인의 품속에서

     나는 자꾸 눈을 감았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술집에서 나라 이름 대기 게임을 하면

     가난한 나라만 떠오르고

 

     누군가 내 팔뚝을 만지작거릴 때 이상하게 그가 동지처럼 느껴져

 

     자주 바뀌던 애인들의 변심 무엇이어도 상관없었다

 

     멀리 떼 지어 가는 철새들

 

     눈부시게 흰 아침

 

     이 세계가 나를 추방하는 방식을 이해해야 할 것만 같은

 

                                                                                               -몬떼비데오 광장에서, 주하림 詩 全文-

 

 

     鵲巢感想文

     詩가 별 것 아니라고 여겨질 때가 있다. 그 어떤 자리에서도 그 어떤 위치에서도 가만히 생각하면 그 어떤 사물도 의 소재가 안 되는 것도 없고 그 어떤 것도 쉽게 변형이 안 되는 것도 없을 때, 는 정말 가볍게 여겨진다. 하나의 말놀이처럼 아니 고급스러운 말놀이지만, 그러나 詩人이 보고 느꼈고 처한 마음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으므로 그 이면에 숨겨진 마음을 우리는 사과처럼 먹는 것이다.

     일요일 아침이 아니라, 매일 물에 빠져 죽고 싶다는 저돌적인 사람도 있음을 고백해 둔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행진처럼 끊임없이 읽고 쓰는 자 그러나 너는 눈만 감았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술집처럼 취기가 맴도는 가운데 떠오르는 여러 군상들 속에 다만, 빈약한 사고와 말주변이 없었던 자아였을 뿐, 정말이지 빠져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이 저능아만 끝끝내 불을 밝히고 새벽을 몬다.

     그렇다고 쉽게 물러서지 않는 너를 본다. 네가 나를 보는 건지 내가 너를 보는 건지 그런 착각과 혼동에 팔뚝을 얹어놓는 당신이 있어 그나마 두 다리 펼쳐 뻗고 자다가 또 퍼뜩 깨는 일, 너는 삶을 살겠지 나는 죽음으로 새벽을 맞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쉽게 마음을 바꾸는 그러나 그 마음이 지면에 떨어져 흑장미 하나 얹어 놓는 마음이라면 굳이 밤을 지새우며 꽃받침을 빤히 들여다보아야 했던 그 수고로움은 들어줄 것이다.

     멀리 떼 지어가는 철새들처럼 한때 한철, 한시에 잠시 만나 또 헤어지고 영원히 눈부시게 휜 아침을 맞고 더디어 나는 이 세계에서 추방당할 때 진정 자유와 만끽하며 영원한 영면에 들겠지.

 

 

     鵲巢進日錄

     사채업자 지나가고

     다단계라면 안 해본 것 없는 모 씨 또한 지나갔다

     신종 투자방안이 새로 떴다고

     거북이 발걸음에

     다들 멀뚱하게 있다가 호박이 아니라

     대박도 이런 건 없을 거라고

     소주 한 잔씩 기우는 마당,

     세상은 우울하고 풀잎의 노래가 밑바닥 서성일 때

     정말이지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다만, 한 세상을 보는 것도 명암이 엇갈리는 곳에서 꽉 닫아 놓는 그 문턱 하나를 어찌 넘기느냐가

     참 쉽게 넘기는 술 한 잔보다 우스운 일 아니냐

     비틀거릴 것도 없고 대리운전 불러 옆 좌석 앉아

     무뚝뚝하게 바퀴만 모는 불혹만 보다가 앞도 슬쩍 보다가

     황사 낀 하늘에도 달 하나만큼은 참 하게 떴다는 것

     동네 다 도착하고

     돈 이만 원 곱게 펴서 그 위에 명함도 한 장 얹으며

     피식 웃으며

     사는 건 대수롭지 않은 것도 있어

     꿋꿋하게 서 있자고

     잘 도착해서 서로 고맙다고

     보이지 않는 달까지 웃고 있는 건만 같았다.

     握手 / 鵲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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