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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눈사람 / 전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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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9회 작성일 18-12-24 11:31

본문

.

     세한도를 볼 적마다 나는 총알 퀵서비스 기사가 되어서 젠장맞을, 여긴 왜 아직 이 모양이람! 얼어붙은 마당을 뚫고 들어가 소리치는 거야 누구 안 계세요 아무도 안 계세요

 

     외창마저 닫고서는 진종일

     눈물과 웃음이 함께 솟는 묵선이나 긋고 있던 늙은 완당이

     밑천 털린 노름꾼처럼 부스스

     오줌 누러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는 거야 뜨끈뜨끈 할망곰탕 한 그릇 들고 서 있어야 하는 거야 그릇 밑엔 울트라파워 비아그라 몇 알 숨겨놓고

 

                                                                                                         -눈사람, 전동균 詩 全文-

 

     鵲巢感想文

     詩를 읽고 있으면 詩人의 연륜이 보인다. 어쩌면 한 수에 동감이 가기도 하고 또 따뜻한 그 내면을 보다가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반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월은 또 세월이었다, 이제는 부끄러움마저 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됐다. 젊은 날처럼 묵직함도 없고 지구력도 없으나 아예 문만 닫고 바깥은 영 나오지 않으니, 세한도歲寒圖가 아니라 상박相撲이겠다.

     세한도에 얽힌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간략하게 서술하자면, 이렇다. 추사의 증조부는 영조의 사위였다. 그러므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 그러나, 1830년 아버지 김노경은 익종이 대리청정을 할 때였다. 김로金鏴·홍기섭洪起燮 등과 같이 중직에 있었다. 이 때 전권을 행사했고, 이조원李肇源의 옥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삼사와 의정부 탄핵을 받았다. 이 일로 강진현의 고금도古今島에 위리안치圍籬安置되었다. 이 일 이후 아들인 추사도 유배생활에 오른다. 유배생활 내내 추사의 제자 이상적은 통역관이었는데 청나라에 다녀올 때마다 새로 난 책은 죄다 가져와 추사께 드렸다. 이 일이 고마웠던가 보다. 추사는 우선藕船(이상적의 호)에게 그림 한 장을 내렸다. 그림의 제목은 우선시상藕船是賞이라 하고, 여기에 인장은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 하여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아 선물로 주었다.

     그러니까 세한도는 의리의 표상이다.

     詩에서 완당이 나오는데 이는 추사의 또 다른 호다. 여기서는 詩人을 제유한 것으로 보면 좋겠다.

     詩 한 수 뽑는 것도 부부의 애틋한 정도 함께 볼 수 있는 시지만, 아마 시인이 중년 그러니까 오십 전후, 쓴 시가 아닌가하며 미루어 짐작 해 본다.

 

 

     鵲巢

     등대를 붙잡고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하는 동공,

     파도가 흐르는 부득이한 돛단배 위에서 등대를 마시면 쓴 맛이 났다

     내가 등대를 처음 본 것은 어느 초등학교 철봉대였다 타이어가 박혀있는 모래밭이 있었으니까 끼룩끼룩 기러기가 날아와 이곳저곳 앉았다

     등대가 빙글빙글 돌아갈 때 아내는 병원에 갔다 링거 맞으며 연속극을 보고 있었다 미스터 션 사인이었다

     병원에 나섰을 때 포장마차에 갔다 뜨거운 불판 위에 해물을 얹고 볶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가위와 집게를 교묘하게 사용했다

     등대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귀퉁이, 메두사의 날카로운 눈빛만큼 우린 접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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