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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똥개 / 허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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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18회 작성일 18-12-31 12:19

본문

.

     개장수가 오기 전에 목줄 한 번 풀어주고 싶어 아버지 몰래 목줄을 풀어 주었다 산이나 들로 달아나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개장수가 철망차를 몰고 왔다 똥개를 붙잡아 저울에 무게를 달았다 눈금을 읽으며 아버지와 개장수의 흥정이 시작됐다 사료도 아까워 조금씩만 주던 아버지가 오늘 아침엔 남은 고등어찌개에 쌀밥을 잔뜩 말아 먹인 이유를 알았다

 

     철망 속으로 던져진 똥개는 얼굴을 철망에 대고 나를 바라보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눈짓으로 괜찮다는 눈빛으로 꼬리를 끝없이 흔들었다 아버지의 표정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눈빛으로 텅 빈 똥개 집 쪽으로 돌아섰다 짧은 쇠줄에 목이 매어 발길질에 걷어차이고 똥개라고 매를 맞으면서도 마냥 좋다고 손등을 핥아대던 놈의 삶을, 아버지가 사준다는 유혹의 MP3 때문이다

 

                                                                                                        -똥개, 허의행 詩 全文-

 

     鵲巢感想文

     예전에 읽은 詩集에서 이 중 한 편을 골라 감상에 붙인다. 그때는 읽고 말주변이 없어 그냥 덮었다만, 자취의 흔적이나마 남길까 해서 몇 자 적는다. 詩人 허의행 선생은 를 참 편하게 쓴다. 아마 독자께 좀 더 가까운 詩人이라면 허의행 선생이 아닐까 싶다. 뭔가 재밌다가도 끝에 허연 정강이뼈 하나 얻는 기분이다.

     이 는 누구나 읽어도 똥개의 삶이다. 평상시에는 사료값도 아까워 별로 챙겨다 주지 않은 주인이 있는가 하면 아들은 MP3를 사야겠다며 아버지께 졸랐을 상황과 마지못해 그 청을 들어줘야 했던 아버지, 그러나 화살은 똥개에 돌아갔다. 목을 내줘야 할 판국에 그 어떤 상황도 모르고 주인이 먹다가 남은 고등어찌개에 밥까지 말은 먹이를 푸짐하게 먹었으니, 눈빛은 또 왜 저리 맑은가! 쇠창살에 갇히고도 말똥말똥 쳐다보며 꼬리까지 흔드는 똥개,

 

     우리가 사는 사회도 별반 차이가 없다. 똥개의 삶을 살고 있지는 않았는지. 단 몇 푼 되지 않는 삶의 녹봉에 안주하지는 않았는지, 녹봉도 좋다. 다만, 내가 이 사회에 진정 주인 된 마음으로 살아본 적 있는지 말이다.

     이 세상을 하직할 때에 마치 똥개처럼 싱긋이 웃다가 꼬리만 흔들며 마감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얀 마당에 진정 내가 주인이었다고 시원한 탈춤 한번 추다가 가야 하지 않을까! 원 없이 풀다가 이 세상 정말 아름다웠다고 소리 없는 아우성은 있어야겠다.

 

 

     鵲巢

     마른 잎 한 장 뚝 떨어져요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고 마차가 이내 사라집니다 활엽의 진시황은 침엽의 병마용갱으로 보필하죠 이미 굳은 병사는 눈까지 굳게 해요 두꺼운 갑옷의 무게와 풍모 그리고 사기는 부표처럼 지나갑니다 네 마리의 용마가 대전차를 이끌고 진격하네요 구름을 혁파하고 달려드는 저 무리를 함 보세요 창끝은 새처럼 붉은 태양을 향합니다 순간 기린의 뿔과 마주해요 숲은 벌써 절반은 비웠죠 뿌리 없는 폭염은 어디로 튈지 몰라요 북쪽 노예의 근성은 남쪽 음모와 치모를 이겨낼 수 있을까요 다만 군모를 따를 뿐이에요 세상은 사라진 사람에 대해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요 성문에 앉아 내 죽음을 기다리는 것뿐이지요 단순하고 비참하지만 원칙만 있을 뿐이지요 여기에 한 장의 믿음과 증표는 하늘로 치솟아요 찢은 지느러미가 비문 속으로 흐르는 이 바닥을 보네요

     *성문 / 鵲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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