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 송승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종소리 / 송승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1회 작성일 18-12-17 20:55

본문

.

     돌 위에 앉아 돌을 던지면 흔들리는 수면 아래로 감감 가라앉는 돌이 있었고, 속 모를 깊이로부터 솟아오르는 불가사리도 있었다 그건 시체였고, 한번 떠오른 시체는 수면을 흔들며 떠오르다 가라앉다 자맥질만 되풀이했다 감감 가라앉는 돌 위로 숙연히 일그러지는 얼굴도 있었고, 얼굴 뒤로 불처럼 번지는 그늘도 있었다 맑은 물을 마시고 싶었다

 

                                                                                                        -종소리, 송승언 詩 全文-

 

 

     鵲巢感想文

     詩人들 중 돌을 소재로 글 써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번쯤은 의 소재로 이 돌을 다루고 싶을 정도로 돌은 그 특성이 각별하다. 우선 단단하다. 돌만큼 굳은 물질도 잘 없다. 모래보다는 좀 크고 바위보다는 또 작으면서 순우리말로 유순한 음절을 가졌다.

     옛사람은 책이 나기 전에는 기억하고 싶은 그 어떤 것들은 모두 돌에다가 새겼다. 광개토대왕릉비도 아주 큰 돌에다가 그 사면 전면을 할애하여 아들인 장수왕이 새겼다. 아버지 업적을 기리기 위해 천팔백 두 자에 이르는 방대한 글이다. 그때가 414년이었다.

     필자 또한 돌을 소재로 삼아 글을 몇 번 쓴 적도 있다. 돌은 거칠지만 완벽한 내면을 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소재다. 아마 인류가 살아 있고 그 마음을 표현하고 새긴다면 앞으로도 돌은 끊임없이 생산될 거로 본다.

     아무튼, 시재는 종소리다. 이는 마음을 울리는 소리로 종은 하나의 제유다. 돌 위에 앉아 돌을 던지는 것 즉 마음에 앉아 그 마음을 후벼 파는 일은 돌을 던지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니까 돌을 보지 않으면 돌이 될 수 없다. 그 돌을 곰곰이 생각하면 파장이 인다. 그것은 시인이 앉은 그 돌과는 또 다른 사회, 문화, 경제, 정치 등 여러 가지 경험으로 묻어나는 사색의 일변도다. 이러한 사색은 시인만의 가진 고유한 성질이라서 이것과 대중성을 교묘히 중첩한다면 좋은 시, 즉 돌이 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를 시인은 시체詩體라고 했으며 이 시체는 시인의 마음을 흔들며 검증하기까지 한다. 그러니까 자맥질이다. 역시 돌은 무게에 있다. 가라앉는다. 가라앉는 그 고유의 특성과 결국 바닥(지면)에 닿은 돌 그 돌을 다시 또 보며 붉어지는 얼굴이 있고 얼굴 뒤로 불처럼 번지는 그늘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말이지 詩人이면 이러한 반복된 과정을 거치다가도 글에 대한 회의감도 오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맑은 물 한 잔이 얼마나 그리운지 잘 대변한 라 하겠다.

 

 

     鵲巢

     밥 먹어

     식탁에 의자를 당겨줘 배고프지

     보면 더 배고플 거야 자리에 앉아 오랫동안 식탁을 보면 차린 건 없어도 깊은 우물 볼 때가 많아

     식탁엔 우울한 혼례처럼 흰 이를 반짝이고 즐거운 이혼처럼 수저를 들어줘

     찌개가 팔팔 끓거든 호호 불면서 맛있게 먹어줘

     구수한 된장이면 그 냄새로 낭비하고 싶고 푸른 시금치나물이면 그 뿌리까지 꼭꼭 씹어줘

     숟가락을 들면 숟가락이 없어지고

     젓가락을 들면 젓가락이 없어지는

     점점 먹을수록 수북이 담는 밥그릇

     점점 먹을수록 죽고 싶다는 것

     식탁은 어느새 달랑 접시 하나

     그 접시 위에 자른 목을 놓고

     먹고 가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68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2 0 12-17
156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 0 12-17
15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6 0 12-17
15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6 0 12-17
15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7 0 12-17
15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6 0 12-16
15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3 0 12-16
15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9 0 12-15
155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5 0 12-15
15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0 12-14
15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5 0 12-14
15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9 0 12-14
15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2 0 12-13
15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0 0 12-13
15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9 0 12-12
15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8 0 12-12
15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6 0 12-12
15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5 0 12-11
15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4 0 12-11
15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6 0 12-11
15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7 0 12-11
15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2 0 12-10
15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 0 12-09
15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4 0 12-08
154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5 0 12-08
15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9 0 12-08
15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9 0 12-07
153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6 0 12-07
15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7 0 12-06
15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2 0 12-06
15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6 0 12-05
15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 0 12-05
15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5 0 12-05
15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 0 12-04
15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7 0 12-04
15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2 0 12-03
15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6 0 12-03
15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1 0 12-02
15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 0 12-02
15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9 0 12-01
152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6 0 12-01
15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6 0 12-01
15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1 0 12-01
15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 0 11-30
152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3 0 11-30
15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8 0 11-29
15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8 0 11-29
15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0 0 11-29
15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 0 11-28
151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4 1 11-2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