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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곰 =손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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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1회 작성일 23-02-28 19:05

본문

=손진은

 

    도서관에서 나와 잠깐 쉰다는 게 공원 벤치에 큰대자로 곯아떨어진 사내 행인들 인기척 담배 연기에도 기침 한 개비 없이 이마에 땀 흥건해질 때까지 자다 천둥 번개가 후려쳐 한참을 멍하니 앉은, 어느새 몸속에 덩치 큰 곰이 들어와 앉은 사내 그래도 그는 좋다, 초록 외엔 아무도 없는 공원 빗방울만 후두둑 몸을 깨우는 숲이! 무얼까? , 그쪽과 맞닥뜨린 세월도 없는데 긴 공용의자, 그 노상침실에 그를 눕히고 비끄러맨 건, 그 사이, 생로병사 네 글자가 우지끈 끊어지며 마디마디 곰의 사지를 이어준 건, 그렇담 어떻게 덩치 큰 저 곰을 끄집어내나? 풀잎부터 가지 열매 들짐승 잡식의 그를 무슨 힘으로? 일단 오늘은 열람실까지 놈 잘 밀어넣고 착해진 몸으로 야생의 열맬 훑어먹는 걸 지긋이 바라보다가 슬슬 가방을 싸고 냄샐 맡으며 동굴로 향하는 놈의 짧고 굵은 다리를 따라 어슬렁 저물어보기로 한다 큰 덩치의 놈을 따르는 일이 어딘가? 오소리 들쥐가 아니어서 다행이야! 잠의 기억을 털며 돌아가는 길

    *계간 신생2022년 가을호

 

   얼띤感想文

    사내는 책(시집)의 비유다. 곰은 그 객체다. 곰이라는 단어를 자세히 보면 그러니까 뒤집어보면 문처럼 보인다. 뒤에 나오는 시어, 놈은 곰의 또 다른 표현이다. 놈을 거꾸로 놓으면 묵으로 보인다. 그러고 보면 시집은 나에게 도토리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도서관 같은 산에서 주워 온 사실, 주워 온 것은 아니다. 엄연히 서점에서 산 책 한 권이다. 물론 요즘은 굳이 서점까지 가지 않아도 좋은 글은 인터넷에 유람하기까지 하니까 그렇다고 해도 나는 구태여 예스24를 애용한다. 한 끼 밥처럼 정신적으로 있어야 할 마음의 밥 한 끼니까, 이러한 밥 한 끼도 나의 존재의 인식을 일깨워주니까, 쓴다는 일은 무엇을 읽지 않으면 나오지 않으니까, 잠시 잠깐의 친구처럼 내 머릿속 푸른 공원을 누비며 다니는 저 곰을 이끈다. 곰은 온갖 것 먹는 일로 시작한다. 물론 많이 먹지도 않는다. 어쩌면 편식에 가까운 날도 적지 않다. 가령 다이어트 하는 모양으로 적당히 먹고 몸을 유지하며 살을 찌우지 아니하는 어떤 과정, 중요한 것은 묵 같은 똥이다. 별짓 다 하는 별놈이다. 똥을 생산하니까, 저놈은 담배는 피우지 아니한다. 술은 한다. 술로 어떤 묘기를 끌어내지는 못하지만, 술은 그냥 나오지 않으므로 아주 깔끔하게 하루를 베어 먹는다. 사과처럼 사과 같은 그 싱그러운 맛을 즐기는 놈, 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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