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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장대 같은 =박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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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7회 작성일 24-09-30 21:57

본문

그대 장대 같은

=박 철

 

 

    얼어붙은 행주강을 건널 때 연이 할아버지는 긴 바지랑대를 끌고 집을 나섰다

 

    설 지나 강물이 풀리기 시작하고 물 건너 원당으로 사금 팔러 가는 길이었다

 

    행여 빙판이 깨지면 대나무 얼음과 얼음에 걸쳐 생명줄이 되고 얼음을 타면 노가 되었다

 

    뚝뚝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싸락눈 아래 흩어지고 발 묶인 나룻배가 서럽다 봄을 부르고

 

    임진란 적을 베듯 연이 할아버지는 당신의 두세 배 되는 대나무를 들고 거침없이 언 강을 건너곤 했다

 

 

   문학동네시인선 220 박 철 시집 대지의 있는 힘 015p

 

 

   얼띤 드립 한 잔

    얼어붙은 마음을 건너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불가능이다. 전혀, 전혀, 전혀 건널 수 없는 일인가? 불가능이란 없다. 항시 그 주위를 맴도는 일이 가장 먼저다. 매일 베이고 맞고 터지고 욕설이 난무하고 눈 부라리다가도 눈 멍까지 들고 무작정 그 범주 안에 있어야 한다. 그러면 무언가 얻을 수 있다. 닭들, 달걀을 품는 닭장에다가 몰래 독수리 알을 넣어놓듯이, 그 밑에서 깨어난 독수리는 자신이 독수리인 줄 모른다. 하늘 나는 독수리를 보며, 마냥 부러워한다. 저들은 하늘 나는 족속이며 우리는 바닥을 거니는 족속이라며 나를 품었던 엄마는 얘기한다. 엄마의 등을 졸졸 따라가는 독수리,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었다. 다짐하고 다짐해도 여간 뿌리칠 수 없는 까고 난, 이 천성 그렇다. 성공하고 싶다면 성공자의 무리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긴 바지랑대를 끌고 아니 다부지게 잡고 설 지나가 아니라 언제나 설로 시작하며 나의 원당으로 출근하여야 한다. 어느 날 발 묶인 배가 얼음 빙판을 깨고 봄물 터지듯 순항할 때가 온다. 지금은 오로지 언 강을 건너는 중, 저기 저 뚝뚝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나의 생명줄을 걸고 언제나 흐르는 강물 저 금빛 사금의 소리를 끊임없이 들어라! 저어라, 머리가 부딪고 부서져 피 흘러도 지쳐 마음이 아파도 떨어지는 저 칼날을 수없이 받아라. 죽지 않는 이상 굳은살은 배이고 부드러운 손목을 얻으리라! 때는 언제나 찾아오지 않는 법 던지라 과감하게 그리고 깨뜨려라, 이 굳음 얼음장 같은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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