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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 서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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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90회 작성일 18-10-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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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나

등이 가려울 때가 있다
시원하게 긁고 싶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
그곳은 내 몸에서 가장 반대편에 있는 곳
신은 내 몸에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을 만드셨다
삶은 종종 그런 것이다, 지척에 두고서도 닿지 못한다
나의 처음과 끝을 한눈으로 보지 못한다
앞모습만 볼 수 있는 두 개의 어두운 눈으로
나의 세상은 재단되었다
손바닥 하나로는 다 쓸어주지 못하는
우주처럼 넓은 내 몸 뒤편엔
입도 없고 팔과 다리도 없는
눈먼 내가 살고 있다
나의 배후에는
나의 정면과 한 번도 마주보지 못하는
내가 살고 있다

-2007년 <시인세계> 봄호



1965년 제주출생
1990년 「문학과비평」겨울호 시부문 등단
1991년 「제주한라일보」신춘문예 소설부문 가작
시집 「푸른 수첩을 찢다」「플롯속의 그녀들」
「현대시」「다층」「시산맥」동인



ㅡ시 노트 ㅡ


등과 삶을 찰지게 엮어 놓은 시
우리는 이런 시를 대할 때 감동이 있다
아무나 가지고 있는 흔한 등판 하나를
가지고 우주까지 시가 확장된다
등은 스스로가 들여다 볼 수 없는 지역이다
근지러워도 손이 닿지 않는 곳 그러므로 등은
내 스스로가 볼수 없는 불가침의 성역
신이 인간에게 가닿지 못하는 성역을 하나 둠
으로써 늘 뒤를 돌아보고 살아라 하는
교훈적 의미로 인간에게 만져 볼 수는 없고
비추어는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싶다


나의 처음과 끝을 한눈으로 보지 못한다
앞모습만 볼 수 있는 두 개의 어두운 눈으로
나의 세상은 재단되었다
손바닥 하나로는 다 쓸어주지 못하는
우주처럼 넓은 내 몸 뒤편엔
입도 없고 팔과 다리도 없는
눈먼 내가 살고 있다

        ㅡ  등  전문 부분ㅡ


등의 또 다른 모습은 섬이지 싶다
내가 단 한번도 도착할 수 없는 지점
그래서 인간은 또 섬처럼 외로운 존재일 것이다
손바닥 하나로 다 쓸어주지 못하는
내 몸의 뒷 편 입도 없고 다리도 없는
불구의 내가 살고 있다
등의 불구처럼 우리는 우리의 뒷편에
수많은 불구의 그림자들이 있다
아마도 위 전문은 등이란 뒷면의 투시를
통해 우리의 장애를 말하며
한치 앞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애환과 비극을 에둘러 말하고 있는 것이리라
우리의 뒷쪽의 배경엔 얼마나 많은 눈먼 비극들이 살고 있을까 어쩌면 삶이란 가장
회려한 비극의 산물로 구성되어 있는
희극의 한 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다


나의 배후에는
나의 정면과 한 번도 마주보지 못하는
내가 살고 있다

              ㅡ 등 전문 부분ㅡ


그러므로 시인은 나의 배후에는
나의 정면과 한번도 바라보지 못하는
내가 살고 있다며 다의적 반어적 역설적 의미로
우리의 한 생을 투사하고 있다
나와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하는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는 등
어쩌면 등과 나는 한몸인데
내 것일 것인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쳐다봄으로서 하나이면서 둘로 분리되는
자아 즉, 공존하면서도 분리된
인간의 양면과 같은 명암을 정면과 뒷면으로 교차시키면서 등이라는 대상을 내가 어떻게
가닿지 못하는 지점으로 지정하고
삶이란 그런 것이다며 다의적 다용도의 의미 확장을 저 짧은 시에  돌올하게 파종해 놓았다
등에 손을 대어 보는데 내가 가닿는 지점은
왜이렇게 오늘 따라  쓸쓸한지 그래도
잘 살았다 생각했던 나의 뒤란에 돌이켜 보면
가닿지 못하는 회한의 등짝이
자꾸만 가렵고 욱신거린다 [문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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