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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碧巖)과 놀다 / 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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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13회 작성일 18-08-24 00:15

본문

벽암(碧巖)과 놀다 / 이명

 

청량산 계곡은 도서관이다

푸른 이끼로 제본된 고서 한 권을 꺼내 읽는다

이끼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촘촘한 표지에서

전단향 냄새가 난다

바위를 제목으로 게송(偈頌)을 서문으로

첫 장부터 알 수 없음으로 시작되는 목차를 뒤적인다

풍자와 독설을 본문으로 동문서답하는

곧추선 발끝마다 번뜩이는 푸른 이끼들의 화려한 군무(群舞)

개나

소나

똥막대기나

뜰 앞의 잣나무나

문장은 짧고 단순하다

마음도 짐이 될 때 벗어던져라 이르시는

송고백칙(松古百則) 바위 속

묵직한 한 줄의 문장과 씨름하는 푸른 밤

몰두하라

나는 가벼워 진다

 

* 이명 : 경북 안동 출생, 2011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벽암과 놀다> 등, 2013년 <목포 문학상> 수상

 

#  화자 서정 따라가기

 

황혼의 총잡이, 내 친구 황혼을 달린다

딸랑 총 한 자루에 목숨을 건

총잡이 가슴에는 빨간 뱁새가 산다

평화의 땅 침범한 무법자를 찾아서

마도로스파이프 비스듬히 꼬나물고 방아쇠를 당긴다

쏘는 대로 꼬꾸라지는 녀석들

어젯밤 겨뤘던 외눈박이 녀석은 어디서 찾나?

너와 나의 한 판 승부는 숙명적인 것,

뱁새의 눈동자에 바람이 인다

 

- 이 거친 황야에 그대는 왜 총을 잡았나?

- 이 거친 황야에 나 아니면 누가 잡겠나!

 

0.01초 차이로 생사가 뒤집히는 이 황야에

황혼이 일어도

해와 달과 바람은 여전히 그의 친구

생피만 찾는 독수리눈과 여우이빨은 그의 신념

결투로 시작해서 결투로 끝나는

총잡이의 하루는 총잡이의 깃발이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황혼 자옥한 연기 속에

화들짝 달아나는 애꾸눈을 향해서

생피는 나의 것,

회심 찬 방아쇠를 당기고 휘파람 분다

황혼의 총잡이, 내 친구 오늘도

탕, 탕, 자판기 두드리며

한 모금 빛줄기 찾아서 새벽 황혼을 달린다

달리는 말굽마다 박꽃이 피었다 지고,

 

               - 졸작 <황혼의 총잡이, 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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