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천 / 홍일표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불광천 / 홍일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9회 작성일 18-07-11 02:50

본문

불광천 / 홍일표

 

조등처럼 서 있는 백로가 어둠의 한 방향만 바라본다

불 꺼진 시간의 흉벽에 구멍이 뚫리고 그 너머 오래전 지나온 자궁이

다만 그렇게 컴컴한 적막이다

 

목이 긴 여자가 제 몸을 조용히 몸속에 구겨 넣는다 새가 새를 지우고 한 그루 나무로 진화하는

비애 지금 어디쯤일까 당신은

 

얼굴을 가린 물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흘러가는

밤의 심중

검은 울음이 천변의 억새 덤불로 밝아져 꽁지 흰 새로 날아오르거나

떠나지 못하고 물속에 뿌리 내린 시린 마음이거나

 

소주병과 뒹구는 한 남자의 밤이 있다 죽음 가까이서

억새의 뼈를 쪼개고 나온 빛으로 밤을 통과하는 물

벤치에 앉아 백로를 바라보던 남자가 백로 안에 들어가

잠든다 가끔 퍼덕거리며 날기라도 하는지

헛손질 헛발질을 하면서

 

사라진 한쪽 얼굴을 지우지 못하고 매일 태어나는 달

 

구름을 억새로 번역한 불광천은 날아기 않는다

 

* 홍일표 : 1958년 충남 천안 출생, 1988년 <심상> 신인상,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매혹의 지도>외 다수, 평설집 <흘림의 풍경들> 등

 

# 감상

화자의 내공 깊은 시 뿐만 아니라 기개 넘치는 평설도 좋아해서 화자의 작품이라면

모두 읽고 싶어 진다

강물은 조용히 늦은 저녁 속에 흐르고 어두운 강변에는 백로 한 마리  깃 속에 머리

박고 잠자는 듯 고고히 서 있다(외발?)

어둠 속에서 자기를 지우며 한 그루 나무로 서 있는 백로의 모습에서 화자는 목이 긴

여인을 생각 해낸다

- 검은 울음이 억새 덤불로 밝아져 꽁지 흰 새로 날아 오르거나

- 떠나지 못 하고 물속에 뿌리 내린 시린 마음이거나

벤치에 앉아 백로를 바라보던 남자 술 취해 헛손질 헛발질 하면서 백로 안에 들어가 잠들고

어둠 속에 흐르는 구름이 억새 무리로 보이는 아름다운 불광천!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73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3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0 08-05
1314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1 0 08-04
131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7 0 08-04
131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6 0 08-04
13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0 0 08-02
131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0 07-31
130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9 0 07-31
130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 07-28
13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1 0 07-28
130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1 0 07-27
13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8 0 07-26
13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5 0 07-24
1303 성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3 0 07-22
13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0 0 07-21
1301 푸른행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1 0 07-20
13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5 0 07-19
1299 푸른행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0 0 07-18
1298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6 0 07-17
12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7 0 07-17
1296 푸른행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0 07-16
1295 푸른행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3 0 07-15
1294 푸른행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3 0 07-14
129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5 0 07-14
1292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1 0 07-13
12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0 07-13
1290 푸른행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8 0 07-12
128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7 0 07-11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0 0 07-11
1287 푸른행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6 0 07-11
1286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1 0 07-10
128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8 0 07-10
12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6 0 07-09
1283 푸른행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9 0 07-08
1282 푸른행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5 0 07-07
128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0 0 07-06
12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0 07-06
127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3 0 07-05
12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3 0 07-04
127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1 0 07-04
127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 0 07-03
127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0 07-03
127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1 0 07-02
1273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4 0 07-02
127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3 0 07-01
127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7 0 06-30
12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5 0 06-29
126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4 0 06-27
126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6 0 06-27
1267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2 0 06-27
126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 0 06-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