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을 위한 시/강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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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1회 작성일 24-05-03 08:23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4.05.03]
어느 봄날을 위한 시/강성재
꽃은 흰 피를 흘리며 피어나고
길은 절뚝거리며 우리 곁에 걸어온다
서러운 봄날이여
가시에 찔려 울어보지 않은 새가 어디 있겠는가?
눈물로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바람의 날개는 젖지 않고 날아가느니
붉은 발톱에 봄날이 다 찢겨간다 해도
사람아, 울지 마라
상처에서 돋아나는 천 개의 눈
만 개의 잎잎이 손바닥을 펼치고 있다
[시감상]
봄, 4월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많아졌다. 구태여 적시하지 않아도 국민 누구나 알 수 있는 봄의 아픈 이야기들. 산다는 것은 아픈 것들을 밟고 일어나는 것인가 보다. 겨울을 밟고, 상처를 밟고, 천개의 눈과 바람을 밟고.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은 올 것인데, 상처는 오래도록 남아 봄을 봄으로 기억하게 한다. 본문의 내용처럼 바람의 날개는 젖지 않고 날아가는 법. 그 바람의 상징과 의미에 대해 경건하게 매무새를 추스르고 묵념하는 계절이다. 그래야 환한 봄의 전령들과 햇볕 한 줌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강성재프로필]
광주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수료,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지용 신인문학상 외
강성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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