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기저귀 / 김진수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일회용 기저귀 / 김진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9회 작성일 18-02-02 10:24

본문

일회용 기저귀


                   김진수

 

 

갯내음 비릿한

넓고 넉넉한 갯벌이다

들물이 기적을 뱉고

선홍색 노을을 물고 든다

푸른 염밭은 촛불을 켜고

야윈 그믐달 방방이 불러드려 품는다

종일 염꽃을 피워

들물 컥컥 들이키고

꽃술 뽑아 올린 옥문 열어

옥양목 같은 몸 말린다

노을을 지고 고무래질 하는 아이 땀방울에 익는

 

저녁은 그렇게 오고

 

춘설이

배추 흰 나비처럼 팔랑거리며 나들이 오던

섬진강변

살 깊은 궁둥짝 같은 둔덕, 길 잃은

궁노루 울음에 매화가 몸을 연다

홍매 청매 녹색 백매 색색이 요염한,

 

꽃구경 온 아이

퍼들어진 눈망울 속에 꽃으로 익는

 

봄날은 그렇게 오고

 

하루사이 매화가 열대여섯 번이나 몸을 뒤집던 날

나는 말을 잃었다

 

염꽃이 익고 매화가 몸을 열던 날

내게로 왔다

봄바람 한 아름 안고

들물 인양

매화 인양

 

김진수 시집설핏중에서

 

***

이 시를 읽으면서 장사익의 어머니 꽃구경가요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야윈 그믐달빛 어수룩한 병실에서 염꽃으로 피던, 풀 먹여 다림질한 옥양목 같은 몸을 감추는

저녁은 그렇게 오고,

 

어미 바라보는 아이 눈망울 속에서 매화로 피는 염꽃에

봄은 그렇게 오고,

 

그렇다

열대여섯 번이나 뒤집던 매화에

봄은 가고,

저녁은 이렇게 저무는데,

 

들물 인양, 매화 인양 번지는 봄바람에 떠난 어머니, 꽃구경 가셨나요?

 

 매일 같이 병실에서 기저귀를 갈아주던 자식의 가슴엔 아직도 매화가 벙글고 있겠지만,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7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16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 0 04-03
1164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 0 04-02
11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9 0 04-02
116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3 0 04-02
116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8 0 03-31
11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5 0 03-30
11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 0 03-28
115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3 0 03-26
1157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 0 03-26
115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0 0 03-24
115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0 03-21
11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8 0 03-21
115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1 0 03-19
11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8 0 03-19
115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8 0 03-17
1150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8 0 03-15
11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4 0 03-15
114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7 0 03-14
114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7 0 03-13
114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9 0 03-12
114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0 0 03-11
11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4 0 03-10
11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5 0 03-08
114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0 03-07
114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5 0 03-06
11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1 0 03-03
11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 0 02-28
113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6 0 02-27
11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7 0 02-26
113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0 0 02-25
11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6 0 02-24
113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7 0 02-22
113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4 0 02-21
11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9 0 02-21
11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 0 02-19
113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8 0 02-18
11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0 0 02-14
11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4 0 02-12
11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5 0 02-09
112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2 0 02-08
1125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 0 02-06
11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9 0 02-06
11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2 0 02-04
열람중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 0 02-02
11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7 0 02-02
11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5 0 01-30
11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7 0 01-28
111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1 0 01-25
11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 0 01-23
1116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0 01-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