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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증된 거리에서 / 허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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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76회 작성일 18-02-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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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증된 거리에서 / 허영숙

따뜻한 불빛이 있는 쪽으로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자리에는
어둠만 곱으로 남았다
중앙선만 선명한 자정이 넘은 거리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남아
할증된 사연을 안고 떠다니는 사람들 속으로
가로등이 뱉는 황색 불빛이 섞인다
준비도 안된 가슴 안으로
초단위로 들어와 앉는
낮이 저질러 놓은 하루의 풍경들
돌아보면 늘 서럽기만 한 시간이
지나온 길 뒤에 버려지듯 서있다
색깔을 잃어버린 신호등
연신 노란 불만 깜박인다
시작과 멈춤의 잣대가 없으니
알아서 가란 소리다
파란불이 주는 익숙한 편안에 길들여진 나는
이 무책임한 경계에서
어쩌라는 것인지
망설임이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르고
차들은 휙휙 제한 속도를 넘기며 지나가고 있다






2006 <시안> 詩부문으로 등단
시마을 작품선집 <섬 속의 산>, <가을이 있는 풍경>
<꽃 피어야 하는 이유>
시마을 동인시집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詩集, <바코드 2010>.<뭉클한 구름 2016>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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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시인의 시편들을 감상하다 보면,
시인에겐 시인답게 살아야 할 고뇌가 있는 것인가 하는
아주 케묵은, 오래 된 질문을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기에, 시인은 세속(世俗)의 부단한 마모(磨耗)로 부터
자신의 정체성(正體性)을 지키려는 욕구가 있고, 또한 그 안에서
실존(實存)으로서의 자아를 탐색하고 정립하고자 하는 각고(刻苦)의
노력을 경주하게 되는 게 아닐런지...

이같은 '존재의 확인'을 위한 집요한 추적은 시인으로 하여금
詩를 쓰게하는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자아(自我)와 시적 대상(詩的 對象)과의 치열한 대결의 구도를 통하여,
또한 선명한 이미지(Image)의 생동감을 통하여, 추구하는 각성의
정신을 향하고 있는 거 같다

詩, 할증(割增)된 거리에서 소재로 등장하는
'색깔을 잃어버린 신호등'은 곧 시인 자신이 대면하고 있는
무미(無味)한 현실을 일컬음이겠다

끊임없이 편안함에 맴도는 것으로 유지되는 현실적 자아의
숨막히는 섭동(攝動)이 던지는 뼈 아픈 성찰을 지적하는 동시에
그것으로 부터의 일탈을 시사하고 있는데,
그 일탈(逸脫)이란 무책임한 신호등 앞에서 망설이는 것으로써
편안함에 익숙해진 일상(日常) 속에서 스스로의 삶의 위치와
방향성(方向性)을 다시 가늠해 보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본연(本然)의 자아를 확인하려는 시인의 갈망은
부단한 현실의 줄기찬 폭력 앞에서 막막한 좌절과
조우(遭遇)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겠다

제한 속도를 넘기며 휙휙, 지나는 차들이 그것을 말해준다

바로 그것에 현실적 삶의 애환(哀歡)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며,
동시에 버릴 수 없는 꿈의 지속적인 갈등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겠다

시적(詩的)인 역설(亦說)로,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려는
<알레고리>가 선명하다

맹목적인 현실의 부정(否定)없이 그 안에서 있는 그대로,
자아(自我)를 비추어보는 시적 감각이 예리하면서도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느껴진다

차가운 머리(理性)와 따뜻한 가슴(感性)이
한데 어우러진다는 건,
이 詩人이 지닌 매력이자 장점이겠다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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