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 이면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거미 / 이면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819회 작성일 17-11-30 01:17

본문

거미 / 이면우

 

오솔길 가운데 낯선 거미줄

아침 이슬 반짝하니 거기 있음을 알겠다

허리 굽혀 갔다, 되짚어 오다 고추잠자리

망에 걸려 파닥이는 걸 보았다

작은 삶 하나, 거미줄로 숲 전체를 흔들고 있다

함께 흔들리며 거미는 자신의 때를 엿보고 있다

순간 땀 식은 등 아프도록 시리다

그래, 내가 열아홉이라면 저 투명한 날개를

망에서 떼어 내 바람 속으로 되돌릴 수 있겠지

적어도 스물아홉, 서른아홉이라면 짐짓

몸 전체로 망을 밀고 가도 좋을 게다

그러나 나는 지금 마흔아홉

홀로 망을 짜던 거미의 마음을 엿볼 나이

지금 흔드리는 건 가을 거미의 외로움을 안다

캄캄한 뱃속, 들끓는 열망을 바로 지금 부신 햇살 속에

저토록 살아 꿈틀대는 걸로 바꿔 놓고자

밤을 지세운 거미, 필사의 그물짜기를 나는 안다

이제 곧 겨울이 잇대 올 것이다

이윽고 파닥거림 뜸해지고

그쯤에서 거미는 궁리를 마쳤던가

슬슬 잠자리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나는 허리 굽혀, 거미줄 아래 오솔길 따라

채 해결 안 된 사람의 일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 감상

 

   독자로 하여금 생각을 많이하게 하는 시,

   화자는 아침 오솔길 가운데 아침 이슬 반짝이는 거미줄에 고추잠자리

   한 마리 걸려 파닥이는 것을 본다

   화자는 망설이게 된다, 거미의 편을 들어줄까? 고추잠자리의 생명을

   구해줄까?

   내 나이가 열아홉이라면, 스물이라면, 서른이라면 그러다 흠칫, 놀란다

   지금 화자 나이는 마흔아홉,

   홀로 망을 짜던 거미의 마음이 먼저 생각나는 것이다

   삼라만상 우주 속에 모든 것은 자연의 섭리라는 핑게를 대면서

   초록은 동색, 동병상련의 마음이 고추잠자리를 죽이고 만다

   가을과 겨울이라는 어휘는 마흔아홉이라는 정서와  길항한다 

 

추천0

댓글목록

Total 4,915건 77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1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 0 01-20
11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8 0 01-18
11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1 0 01-16
11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8 0 01-14
111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2 0 01-12
1110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2 0 01-11
1109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5 0 01-11
110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 0 01-11
11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3 0 01-11
11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4 0 01-09
11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0 0 01-06
11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7 0 01-02
1103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2 0 01-01
1102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3 0 12-31
1101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4 0 12-31
110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1 0 12-30
109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8 0 12-29
10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7 0 12-29
10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5 0 12-26
109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8 0 12-25
10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4 0 12-24
10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8 0 12-21
109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9 0 12-19
10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 0 12-19
10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5 0 12-17
109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3 0 12-17
108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0 0 12-16
108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1 0 12-15
10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0 0 12-14
10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3 0 12-12
108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9 0 12-11
10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 0 12-09
108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1 0 12-08
108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8 0 12-07
10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2 0 12-07
108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9 0 12-06
107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0 12-05
10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9 0 12-05
1077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5 0 12-04
1076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7 0 12-03
1075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9 0 12-02
10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4 0 12-02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0 0 11-30
107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2 0 11-29
1071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0 11-29
1070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5 0 11-29
1069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0 0 11-29
10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8 0 11-28
106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3 0 11-27
10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4 0 11-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