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에게 [김기택]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유리에게 [김기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35회 작성일 17-12-04 16:34

본문

유리에게 [김기택] 


네가 약하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작은 충격에도 쉬이 깨질 것 같아 불안하다
쨍그랑 큰 울음 한번 울고 나면
박살난 네 몸 하나하나는
끝이 날카로운 무기로 변한다
큰 충격에도 끄떡하지 않을 네가 바위라면
유리가 되기 전까지 수만 년
깊은 땅속에서 잠자던 거대한 바위라면
내 마음 얼마나 든든하겠느냐
깨진다 한들 변함없이 바위요
바스러지다 해도 여전히 모래인 것을
그 모래 오랜 세월 썩고 또 썩으면
지층 한 무늬를 그리며 튼튼하고 아름다운
다시 바위가 되는것을
누가 침을 뱉건 말건 심심하다고 차건 말건
아무렇게나 뒹굴어다닐 돌이라도 되었다면
내 마음 얼마나 편하겠느냐
너는 투명하지만 반들반들 빛이 나지만
그건 날카로운 끝을 가리는 보호색일 뿐
언제고 깨질 것 같은 너를 보면
약하다는 것이 강하다는 것보다 더 두렵다 



김기택의 시는 현실적이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늘 약한 자, 소외된 자, 저 멀리 혼자 있는 자에게 쏠려 있다. 그의 시는 비판적인 것 같지만 늘 따뜻하다.

그의 '유리에게'라는 시를 읽어 본다.

우리는 몸으로 살아간다. 우리의 몸은 강한 것 같지만 약하디 약한 것이다. 태아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태아는 세상에 태어나서 몇 번 깨지면서 성인이 되면 세상을 투명하게 바라보는 유리차창이 아니라 어느새 온몸이 그 자체로 무기가 되어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날카로운 무기를 하나 가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무기는 생존은 위한 것이다. 의식의 틈새에서 살기 위하여 살아가기 위하여 살아가야만 하므로 의식의 틈새에서 삐죽 튀어나오는 무의식의 비명이다.

 

사람들은 모두 유리 같이 투명하고,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날카로운 무기를 가지고 있다.

서로를 투명하게 바라보면 좋으련만
투명하게 바라보기 전에 상대방의 무기를 먼저 본다.

서로를 투명하게 바라보면 좋으련만
투명하게 바라보기 전에 상대방에게 무기를 먼저 내민다.

유리창이 깨지면 풍경도 깨진다.
유리창이 투명하면 풍경도 참 맑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77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1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 0 01-20
11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8 0 01-18
11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1 0 01-16
11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8 0 01-14
111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2 0 01-12
1110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2 0 01-11
1109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5 0 01-11
110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 0 01-11
11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3 0 01-11
11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4 0 01-09
11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0 0 01-06
11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7 0 01-02
1103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2 0 01-01
1102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3 0 12-31
1101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4 0 12-31
110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1 0 12-30
109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8 0 12-29
10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7 0 12-29
10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5 0 12-26
109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8 0 12-25
10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4 0 12-24
10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8 0 12-21
109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9 0 12-19
10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 0 12-19
10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5 0 12-17
109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3 0 12-17
108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0 0 12-16
108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1 0 12-15
10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0 0 12-14
10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3 0 12-12
108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9 0 12-11
10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 0 12-09
108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1 0 12-08
108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8 0 12-07
10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2 0 12-07
108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9 0 12-06
107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0 12-05
10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9 0 12-05
열람중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6 0 12-04
1076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7 0 12-03
1075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9 0 12-02
10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4 0 12-02
10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0 0 11-30
107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2 0 11-29
1071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0 11-29
1070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5 0 11-29
1069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0 0 11-29
10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8 0 11-28
106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3 0 11-27
10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4 0 11-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