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날 / 권터 아이히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너의 날 / 권터 아이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1회 작성일 17-12-30 22:10

본문

너의 날 / 권터 아이히


너의 날은 잘못 간다
너의 밤은 황량(荒凉)한 별만 찼구나

百 가지 생각이 자꾸만 오고
百 가지 생각이 자꾸만 간다

너 기억하겠느냐 ?
일찌기 너, 다만
푸른 강 위에 뜬 한 조각배였더니
일찌기 너,
나무의 발을 가지고
이 세상 항구에 정박하고 있었더니
너 다시 그리로 돌아가야만 하겠다
옛날의 비(雨)를 마시고
푸른 잎들을 낳아야 하겠다
네 걸음이 너무 성급하고
네 말과 네 얼굴이 너무 비겁하다
너는 다시 말 없는,
거리낌 없는,
차라리 보잘 것없는 한 마리 모기
혹은
일진(一陳)의 광풍(狂風),
한 떨기 백합이 되어야겠다





Gunter Eich (1907~1972)

독일 <레부스>에서 출생.
서구 시인으로서는 드물게 동양문학을 전공하였고,
제 2차 세계대전의 광풍(狂風)에 휩쓸려 시베리아 포로
수용소에서 극심한 강제노역을 하다가 귀환.
하지만, 포로 시절에도 詩는 놓지 않았다.
시작활동(詩作活動) 이외에 방송국의 극작가로도 활동.
작품으로는, [Gedichte] [Untergrundbahn] 등이 있다.


-------------------------------

<감상 & 생각>

간명(簡明)하게 정의해 주는 詩를 만나면,
그 詩를 통해서 파악되는 내 모습도
선명해지는 것 같다

시를 읽고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니,
나의 날들은 정녕 잘못 가고 있다는
생각만 든다

깊은 눈 없이 세상을 바라 보았고,
가벼운 혀로 무거운 삶을 말했으며,
고단한 노력 없이 결과에 성급하기만 했다
그리고, 현실 앞에서 항상 비겁했다
또한, 내 고통은 언제나 남의 탓으로 돌리고
진심으로 사람들을 사랑하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글로는 줄창 사랑을 말했다

정말 말 없는, 거리낌 없는,
차라리 보잘 것 없는, 저 한 마리 모기도
나보다 훨씬 정직하게 사는 것을

세상의 거센 바람에 부대끼면서도
정신을 놓지 않는, 저 한 떨기 백합(百合)이
나보다 훨씬 당당한 것을...

출발했던 최초의 항구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살아오며 헛되이 지나친 모든 것들에게
내가 그렇게 살아서 미안했다는 말을
하고 싶어진다 


                                                       - 희선,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77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1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 0 01-20
11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9 0 01-18
11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2 0 01-16
11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9 0 01-14
111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3 0 01-12
1110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2 0 01-11
1109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5 0 01-11
110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3 0 01-11
11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4 0 01-11
11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4 0 01-09
11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0 0 01-06
11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8 0 01-02
1103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3 0 01-01
1102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3 0 12-31
1101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4 0 12-31
열람중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2 0 12-30
109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8 0 12-29
10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7 0 12-29
10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5 0 12-26
109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8 0 12-25
10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 0 12-24
10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8 0 12-21
109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9 0 12-19
10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 0 12-19
10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5 0 12-17
109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4 0 12-17
108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1 0 12-16
108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1 0 12-15
10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0 0 12-14
10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3 0 12-12
108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9 0 12-11
10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 0 12-09
108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1 0 12-08
108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8 0 12-07
10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2 0 12-07
108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9 0 12-06
107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0 12-05
10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9 0 12-05
1077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6 0 12-04
1076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7 0 12-03
1075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0 0 12-02
10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4 0 12-02
10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0 0 11-30
107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2 0 11-29
1071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0 11-29
1070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5 0 11-29
1069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0 0 11-29
10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8 0 11-28
106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3 0 11-27
10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4 0 11-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