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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둥지증후군 / 이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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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07회 작성일 17-10-08 03:51

본문

빈둥지증후군 / 이현서

 

낯선 계절 속으로

북극의 눈 덮인 자작나무숲 수만 평이 몰려왔다

흰빛의 환이 소용돌이를 치다 협곡 속으로 사라진다

범람하는 귀, 내 몸을 스치며

뚜벅뚜벅 낡은 시침 속으로 걸어간 시간이 징검돌로 떠오른다

전생을 건너온 영혼들이 눈사람이 되는 밤

마술사의 긴 손가락이 달의 궤도를 잡고

무수히 실금이 간 심장을 꿰매고 있다

 

새들이 떠난 가지런한 발자국마다

어미의 간절한 기도문이 박혀있다

오롯한 허공의 집, 헐거워진 문살마다

난해한 구름의 질문이 걸린다

허기진 바람의 눈먼 독법 속으로

겨울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오랜 비행으로 파리해진 나비

날개와 더듬이가 상했다 상흔을 어루만지면

문득 내 안의 상처에서 얼음 알갱이가 만져진다

울컥 가슴으로 솟구치는 뜨거움에도 녹지 않는 알갱이들

차가운 음계를 오르내린다

 

몸속 품었던 달과 별의 운행이

서로 몸 비비며 달그락거리다 이내 눈보라에 묻힌다

바삭해진 꿈 밖으로 조금씩 기울고 있는 집

한 우주가 무너진다, 속수무책이다

 

* 이현서 : 경북 청도 출생, 2009년 <미네르바>로 등단

 

# 감상

   과거와 현재의 서정이 무수히 반복되면서 아름다운 시 한 편을 이루고 있다 

   밤하늘의 많은 별들도 찬란하게 반짝이지만 새벽이면 찬 이슬 속으로 사라지며

   또한 지글지글 타오르는 태양도 저녁이면, 황혼빛 노을로 증후군을 앓고 있다

   나뭇가지위의 새 둥지도 새들이 알을 품고 새끼를 까서 기르는 동안 현란 했지만

   새끼가 자라 나가버린 빈둥지는 몇가지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이다

   화자가 북극 여행을 하면서 보았던 하얗게 눈 덮인 자작나무숲의 아름다움이

   빈둥지의 증후군처럼 몸을 스치며 귓속에 잉잉대며 현실로 다가온다

   - 새들이 떠난 가지런한 발자국마다

   - 어미의 간절한 기도문이 박혀있다

   - 오롯한 허공의 집, 헐거워진 문살마다

   - 난해한 구름의 질문이 걸린다

   빈둥지의 대표적인 증후군이 아니겠는가?

   그 외에 겨울나비 한 마리 날아들었다, 몸속 품얶던 달과 별의 운행이

   달그락거린다, 한 우주가 무너진다, 속수무책이다 등도 빈둥지의 증후

   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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