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 / 이경림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불면, / 이경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99회 작성일 17-11-23 03:23

본문

不眠, / 이경림

 

지붕 위에서 고양이들이 달을 삼키는 소리가 들린다

불현, 찾아오는 이런 침묵

방금 뭔가 분명 사라졌다

그 자리가 시퍼렇게 퍼득거린다

 

누가 이밤에 생선을 굽고 있다

독하다

어느 생이 타는 냄새

어디로도 가고 어디로도 가지 않는 길

 

없는 길의 허리를 어루만지니

다섯 살 계집아이 볼떼기 같은 죽음이 말랑거린다

 

미등을 끄고 이불 속으로 저쪽을 구걸하러 들어간다

손바닥만한 이불의 속이 광활하다

오래된 청동거울처럼

차고 컴컴하였다

 

대체 누가 버린 잠이 이리 오줌 마려운 강아지처럼 끙끙거리는가?

초침소리가 무섭게 가깝다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밤새 드나들었다

끝내 바람 불었다

머리카락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오소소 소름 돋은 꽃 한 송이

검은 유리에 찬란하다

 

* 이경림 : 1947년 경북 문경 출생, 1989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

 

# 생각

   나이가 들라치면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때가 자주있다

   불면은 참 고통이다 텔레비를 봐도 재미없고 말똥말똥 야속하게 시간이 가지 않는다

   그럴 때면, 냉수 한 사발 마시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조용히 상상의 날개를 펴보는 것이다

 

   - 토끼풀 오롯이 피어있는 파란 잔디벌판 뒹글고 싶다

   - 달빛 둥글게 어리는 큰 강변 모래사장 달리고 싶다

   - 그리움은 다시 그리움이 되어 어렴풋한 그대 모습

   - 나뭇잎 흔들어 대는 바람처럼 내 마음 자꾸 흔들어 대고

   - 외쳐 보고 싶다 그 그리움을 달빛 아래 흐르는 저 강을 향해서

   - 까마득 그대 모습 잊혀질 때까지

   - 황혼이 되면 외로움이 더 할 텐데

   - 그대 생각나면 어찌 하지요

   - 그대 그리워지면 어찌하지요

   - 세월이 흘러도 잊지 말아요

   - 내가 불러주던 노래도 잊지 말아요

 

   한 행 한 행 여기 까지  더듬고 있는데

   창 밖에서 환하게 날이 밝아온다      

 

   

추천0

댓글목록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불면에 몸 뒤척이다 창밖에 햇살이 꽃처럼 피어난 아침을 마주하는 사람은 아직 행복하다 느껴야 겠지요.
깨어있는 몸으로 인해 느끼는 온갖 상념과 감각,그리고 그로 인해 조금 더 심해진 통증은 역설적이게도 아직 살아있음을 말해주는 것. 먼저 떠나간 이들이 비워준 자리는 살아있는 자가 단순히 공간으로 채우라 있는 자리가 아니니까
이 밤의 불면은, 느끼고 연습하고 펼칠 한 밤의 준비일 테지요.
기인 밤 만큼 오늘 맞는 시간들은 낭비없는 값진 시간이 되었으면.(__)

湖巖님의 댓글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지 섣달 길고 긴 함박눈 내리는 밤
화롯가에 앉아 고구마 구워 먹으며 잠 못이루던 시절이 생각 납니다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Total 4,915건 78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065
팽이 댓글+ 1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9 0 11-25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0 0 11-23
10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5 0 11-21
106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1 0 11-20
106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2 0 11-20
1060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8 0 11-19
10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1 0 11-18
105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2 0 11-17
10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1 0 11-16
105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8 0 11-15
105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4 0 11-15
105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2 0 11-14
10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0 0 11-14
105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2 0 11-13
105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8 0 11-11
105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1 0 11-11
104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7 0 11-10
10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1 0 11-09
104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8 0 11-08
104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1 0 11-07
10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3 0 11-06
104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9 0 11-04
10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9 0 11-04
104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2 0 11-04
104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8 0 11-03
10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5 0 11-02
103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2 0 10-30
103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 0 10-30
10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9 0 10-30
103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1 0 10-28
103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5 0 10-27
10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0 0 10-27
10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7 0 10-25
103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9 0 10-24
10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3 0 10-23
103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5 0 10-22
10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9 0 10-21
102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6 0 10-19
10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5 0 10-18
102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5 0 10-17
10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0 0 10-16
102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0 0 10-15
10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2 0 10-14
10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9 0 10-12
10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5 0 10-10
102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2 0 10-09
10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8 0 10-08
101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4 0 10-08
10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4 0 10-07
10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8 0 10-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