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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을 걸었다 / 우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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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86회 작성일 19-08-04 18:45

본문

누군가 말을 걸었다 / 우유진


매미가 운다 저 울음을 따라 걸으면

어느 곳에 닿을까


정지 화면처럼 길에는

사이렌 소리가 빨갛게 활개를 쳤다

굵은 선이 그어진 하늘 아래

여자와 곧 태어날 아이와 사라진 기도가

피뢰침으로 서 있었다

긴 메아리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은 산파였다가

오빠였다가 아는 언니였다가 결국은

느닷없이 핀 꽃이였다


바람에 날린 흰 속 옷

하필 걸려도 초록 잎과 잎 사이

그래서 한 번 더 쳐다보게 되는 하늘

울음 끝에 걸터 앉은 여자는

내려가지 못할 소리 앞에서 최초의 인간처럼

자유롭다


나란하게 신발을 벗어두는 일

기억을 지우는 대신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삶

한 줄의 글은

아무 때나 그녀를 불러 낼 것이다


소리 끝에 핀 꽃은 까치발을 높이 쳐든 채

일부러 작아진다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지만

부끄러움은 언제나

희게 걸린 속옷만의 몫은 아니었다 

두 손 포개고 너울대다

한 껏 부푼 긴장을

떠받치듯 울어대는 매미

촘촘하게 짜인 울음이 말을 걸었다


* 우유진 : 1978년 전남 보성 출생, 2001년 <예술세계>로 등단

            시집 <누군가 말을 걸었다>, 산문집 <상하이 모던>등


< 감 상 >

첫 행부터 미로 속 같은 혼미가 시작 되는데 그 입구도 매미의 울음소리고

출구도 매미울음소리다

 

한 여름 피터질 듯 작열하는 매미 울음 속에서 피뢰침처럼 우뚝 서 있는 임신한 

여인의 가냘픈 모습이 주인공이다


이 여인은 우리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 군상(群像)의 한 모습(提喩)으로 

화자의 현란한 상상력은 이때부터 펼쳐지는데,


내러티브 전체에 흐흐르는 이미지는 묘연하고 아득하고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면서

인간이기에 가질 수 밖에 없는 내면적 아킬레스건을 슬쩍슬쩍 건드리고 있다


아름다움, 깨끗함,서글픔, 애절함, 아담과 하와까지 동원된 총천연색 색깔 드라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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