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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away with me in the night / 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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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95회 작성일 15-08-19 15:46

본문

지나가는 꽃들은 모두 어디서
시간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까?
come away with me
나와 함께 떠나자

저기 종탑과 까마귀가 부딪치는 곳에
보랏빛 노을이 걸려 있다
짧게 지나가는 어떤 경련처럼

차고 푸른 피를 가진
별들이 당신 생각으로 부풀어 오를 때
바람과 상관없이 닫힌 문들
울퉁불퉁한 시간 속으로
번식하는 목소리들

주머니 속에서 물고기를 꺼내어
손바닥에 얹어주던 아이가
내 풋잠을 지나갔다

'넌 따뜻한 귀를 가진 남자를 만나게 될 거야'
 눈먼 그믐달이 내게 말했다
'하지만, 저 수수께끼 같은 슬픔이 찾아올 때까지 위안은 없다'

모든 별들이 별이기를 그만두고
증발해버리는 아침이면
나는 당신을 잃었다
꿈이 나에게 준 낱말들을 잃었다

내 시는 왜 당신의 어제를 입고 펄럭이는 걸까?
우리가 잊을 수 없는 것들은
잃을 수도 없었다
내가 사랑했던 소년은
여전히 울적한 얼굴로 골목 끝에 서 있다

우리는 헤어지기 위해
왜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까?
당신의 눈썹에는
록산의 밤이 걸려 있다
아가위나무 아래서 사랑에 빠진 새들은
달의 고독 같은 붉은 열매를 주고받는다

이 사랑은 천지의 기슴이 뛰는 것
나와 함께 떠나자 come away with me
저기 탕헤르나 카사블랑카
나의 창으로부터 멀리
새들의 음모로부터 멀리

죽음도 무심하고 삶도
무심한 곳에서
꽃들은 비를 회상하는 눈빛으로
아가위나무와 다르게 침묵할 것이다

해질 녘 서러운 지붕은
유리의 심장 위에
붉은 망점을 찍으며 시간 밖으로 날아간다
사람들의 얼굴은 손수건처럼 펄럭거린다

 * come away with me : 노라존스의 노래

# 김연아 : 200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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