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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소여들 =신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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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4-09-2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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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여들

=신두호

 

 

    내가 벽에서 나올 때 우리들 중 누군가는 유리문으로 입구를 열어젖히고 있었다 나의 해명이 벽에서 점점 멀어지는 걸 느꼈다 벽은 공간인가 문이 벽에게 주어졌던가 묘지로 둘러싸인 마을 공터에서 동물들이 하나둘 기절한다고 했다 검붉은 혀를 늘어놓았고 우리들 중 누구도 그것을 수집하려 들지 않았다 한번씩 매장될 때마다 마을이 깊어지리라는 믿음 주민들은 연기를 맞대었지만 나는 ⨆⨅의 영혼들을 찾는 중이었다 처음으로 벽에 닿았던 때가 떠올랐으나 연기는 우리들처럼 허약해 보였다 조바심에 근거한 계단들이 미끄러져 내려왔다 끝없이 잠깐, 슬리퍼가 벗겨졌어 언제든 계단을 내려오며 신발 한짝을 잃었다 우리들 중 누군가에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벽은 진동을 기록했고 묘지는 우리에게 고유한 이정표였는지 그 마을을 관광객으로 빠져나오며 나는 내가 일종의 유언임을 알아차렸다 열기가 뱀처럼 이슬 위를 흘렀다 진동이 벽을 기억하는지 깨어나지 않는 침묵 속에서 동물들이 침을 삼켰다 혀가 사라졌다 길의 근황처럼 나는 벽을 볼 수 없었고 아직 벽에서 멀어지는 중이었고 질문을 매기듯 가로등을 따랐다 누군가가 영혼에 익명성을 수여한 것 같아서 우리가 문에서 등장하듯 나는 혀에서 빠져나온 입술을 걸었다 질문을 찾는 대답으로 하나둘 헤어졌다

 

 

   창비시선 407 신두호 시집 사라진 입을 위한 선언 64-65p

 

 

   얼띤 드립 한 잔

   망일=崇烏

    내가 대문을 열고 들어가고 있을 땐 이미 우리는 형성하고 있었다 속눈썹 하나가 그간 얼었던 빙판을 끄집어내어 화덕에 올려 불을 지폈다 마당은 늘 안전한 지대였으며 모가 난 발가락이 떠나고 난 이후부터 속눈썹의 자리였다 식칼을 들고 섬벅섬벅 쓸어 내려간 고기와 이상에 맞지 않은 섬광의 파편들, 곧 연기가 밤하늘에 닿았다 흩어진 불빛이 따가울 때 한 장 더 밀어 넣었으면 하고 주문을 외웠다 색채가 조화로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국어는 육십을 넘기지는 못할 거로 여겼지만, 어떤 불씨 하나가 숲에 닿았다 다 타 버린 고기와 무언가 찾으려고 허적였던 흔적들을 뒤로하고 좋아라 맥주 한 캔 따버린다 네 개를 비우기 시작할 때 혀는 꼬였다 소리가 없는 마당은 아이들에게 눈이 쏠리고 아이는 옷에 푹 젖기만 했다 불빛은 순간적으로 일어 배가 출렁거렸다 다시 문을 열고, 나간 엄마는 신발을 벗기고 양말을 신겼다 속눈썹이 방에 기거했을 땐 이미 빙판은 깨끗이 치워 마당은 다시 아이들로 뒤죽박죽이었다 보름달이 떴다 달이 아주 맑아 그네는 탈 일 없을 거라는 망상은 물리칠 순 없었고 불멸의 밤은 단숨에 자리에 앉아 죔쇠를 쥐며 흔들었다 깨어진 항아리를 뒤로하고 방한모만 눌러쓴 마부, 채찍이 오르고 궁당은 가까웠다 오늘은 이상하게 술이 온전한 하루였음을 보여준 투혼은 발휘한 아이에게로 보냈다 불알 두 쪽 덜렁거리며 마루에 오를 때 아가씨가 없어 천만다행인 줄 알아 하며 한소리 한 기억이 오르고 할머니는 들보에 앉아 말을 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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