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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길을 오르는 종소리 / 권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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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32회 작성일 17-07-15 02:00

본문

비탈길을 오르는 종소리 / 권행운

 

골목은 어둑한 바닥을 묻고 있어서 이가 아프다

치통을 앓는 골목에게 시간은 독거노인

부어오른 골목이 바람에 휘고 있다

 

두부장수가

시간의 틈새에 빠진 발자국을 조심스레 거두어 언덕을 오른다

겨울마다 얼음 든 상처를 진물로 흘려서

음식을 씹지 못하는 골목은

오래도록 허술한 집들을 낳았다

 

누우면 하늘이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산동네

사나흘씩 사람들의 발목이 묶이는 골목으로

어떻게 찾아왔을까 두부장수

종소리가 따뜻한 호명이 되어 사람들을 부른다

 

귀먹은 해거름을 깨우는 종소리가

앓아누운 할머니의 언 손으로 두부 한 모를 쥐어주자

내려앉은 창들도 그제야 꾸물꾸물 밥을 짓는다

오랜만에 할머니의 아궁이가 불을 먹는다

 

닫힌 빗장 속으로

두부장수의 종소리가 눈송이처럼 뛰어들 때

바쁘신 하느님도 모처럼 숨을 고른다

흰 눈처럼 이 세상 어디에나

부드러운 잇몸을 가지고

 

두부는 있다

 

# 감상

   가난한 산동네의 정겨운 저녁 풍경이다

   지금은 대형 마트에 밀려 없어졌지만, 이른 새벽 두부장수의

   딸랑이는 종소리는 참, 헤맑고 정겹기도 하였다

   가난한 산동네 마을의 사방이 얼어붙은 골목을 하얀 물방울

   같은 종소리가 울리면 옹기종기 모여 나와 모락모락 김나는

   두부 한 모씩 사들고 가서 뽀글뽀글 두부찌게 끓이는 풍경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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