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의 사랑 /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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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의 사랑 / 김경미 똥 빼고 머리 떼고 먹을 것 하나 없는 잔멸치 누르면 아무데서나 물 나오는 친수성 너무 오랫동안 슬픔을 자초한 죄 뼈째 다 먹을 수 있는 사랑이 어디 흔하랴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詩 '비망록' 당선으로 등단 詩集으로,<쓰다만 편지인들 다시 못 쓰랴> 실천문학사 <이기적인 슬픔들을 위하여> 창작과비평사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공저) 제삼기획 等 ---------------------------------- <감상 & 생각> 사랑을 말하는 詩들은 많지만 또, 그에 관한 제법 많은 詩들을 읽었다고 자부하는 내 기억조차도 사랑을 완벽히 말하는 詩는 이 세상에 단 한 편도 없다고 중얼거린다 더욱이 사랑의 내역은 드러내지 않은 채 다만 혹독한 결과물로서의 사랑이 말해지는, 오늘의 이 詩 같은 경우도 그러하고 다만, 이 사랑을 말하기까지 시인에게 (그 어떤 개인적인 연유이던지 간에) 닥친 상처와 통증을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눈물조차 거두어가 버린 듯한 詩에서 '사랑은 절대로 달콤한 환상이 아니야'하는 피빛 절규를 듣는 것 같다 그러나 아픔이라 할까, 절망이라 할까, 아무튼 그 같은 어두운 웅크림을 딛고 진정한 사랑의 본질(本質)을 다시 조망하는 시인의 서늘한 시선이 오히려, 신선한 때림으로 읽는 이의 가슴을 친다 생각하면 지금의 이 시대는 서로의 맛있는 살점만 알뜰하게 발라먹는, 이른바 사랑이라고 말해지는, 사랑도 아닌 사랑들이 그 얼마나 흔하고 흔하던가 정말, 뼈째 다 먹을 수 있는 사랑이 어디 그리 흔하랴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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