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힘을 다해 /이상국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있는 힘을 다해 /이상국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729회 작성일 17-05-03 13:38

본문

*있는 힘을 다해 /이상국

해가 지는데
왜가리 한 마리
물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녁 자시러 나온 것 같은데

그 우아한 목을 길게 빼고
아주 오래 숨을 죽였다가
가끔
있는 힘을 다해
물속에 머릴 처박는 걸 보면

사는 게 다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2005년, 41쪽)


<옮긴 이의 스크롤 압박>
잘 알려진 시죠?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온종일 돈 생각만 하면
됩니다. 밤에 헐떡이면서 조차 어떡하면 더 싸게 사서 비싸게 팔까,
진상은 어찌 해결할까, 뭐 그런 식입니다. 그렇게 돈에 미치면 돈이
벌리더군요. 미친 것에 대한 보상은 달콤하죠. 시 또한 시 쓰기에
미쳐서 매일 미친 듯이 생각하면 그 미친 것에 대한 보상이 따르리라
봅니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돈이든 시든 경쟁에 치이고 샛길로
새기도 하죠. 뭐가 앞서는지는 모르겠으나 돈도 벌고 시도 잘 쓰고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봐요. 류현진 선수가 박태환보다 수영을
잘하고 김경호보다 노래를 잘하는 게 낫겠네요.

제 생각인데' 쓰고 벌고'엔 학자 직업이 제일 유리하다고 봅니다. 그
이전에 시인은 타고난다는 이상국 시인의 지론을 공감합니다. 위의
시는 시가 뭔지도 모를 때 2010년에 사무실 벽에 붙여 놓았었죠.
A4용지에 프린트하고 글씨의 여백에 황새가 한쪽 다리를 접고 물
밑읕 보는 만화(낙서 수준)도 그려 넣었죠. 저의 처지를 너무 잘
대변해 주는 것 같아 좋았어요. 실은 누구나 다 그런건데...

일반인은 시를 접하며 시인이 누군지 염두에 두지 않죠. 눈에 띄는
글귀라면서 글 먼저 받아드리고 그다음에 이 멋있는 작가는 누구일까
의문을 두는 정도이죠. 그런데 시를 배우다 보니까 이젠 작가를 먼저
보고 읽는 버릇이 생기더군요. 같은 배를 탔는데 구라이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아닐까요?

재미있는 위의 시는 2016년에 3탄이 나왔다고 봐야 합니다.


*표를 하다 /이상국


물을 버린 나무들이 동네 건달 같다

여름내 가죽을 뚫고 나온 햇송아지의 뿔,

강가의 왜가리들이 내년에 쓰려고

물속에서 한쪽 다리를 들고

거기다 표를 한다

오래도록

울타리 팥배나무에게 젖을 물리던 해도

붉은 산을 넘어가는 저녁,

나에게는 아직 많은 가을이 있지만

이번 가을은 이게 다라고

나도 마음에다 표를 한다

(달은 아직 그 달이다 2016년, 14쪽)

///서글프죠? 시인은 한 오백년 더 살았으면 좋겠구만... 그래도
역시 그의 장난기는 어김없이 나타납니다. 저보다도 훨
젊어(히죽)보인달까요? 위보다 앞선 왜가리님의 고민 2탄입니다.


*그도 저녁이면 /이상국


북천(北川)에는 내 아는 백로가 살고 있다

그의 직장은 물막이 보(洑),

물 웅웅거리는 어도(魚道) 옆

부부가 함께 출근하는 날도 있지만

보통은 혼자 일한다

다른 한쪽은 새끼를 돌보거나 집안일을 할 것이다

그는 고기를 잡는 것보다

하염없이 물속을 들여다보는 게 일인데

종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도 저녁이면 술 생각이 나는지

(뿔을 적시며 2012년, 50쪽)


//그의 시집에 실린 250편은 버릴 것 없이 참 재밌었습니다.
추천0

댓글목록

소낭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쿠나, 고상한 나님을 여기서 뵙다니요.
도 닦는답시고 머리 커트하고 뒷동산 절에 있는데
외롭고 외로워 거미가 하는 번지점프나 보며
속세로 돌아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불쑥 찾아오시다니….
오, 산다는 것은...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너무 빠르면,
읽히지 않는 마음이 가득한 졸졸사(寺)에 잘 오셨어요.
다녀가셨다는 소식에 화들짝 놀라는 새벽녘입니다.

Total 4,915건 8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8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9 0 05-21
8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4 0 05-21
8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4 0 05-20
86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5 0 05-19
8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0 0 05-19
8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0 0 05-18
85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7 0 05-17
8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1 0 05-17
8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7 0 05-17
8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6 0 05-17
8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1 0 05-16
85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6 0 05-15
8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8 0 05-15
8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8 0 05-14
8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6 0 05-14
8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6 0 05-14
84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9 0 05-12
8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9 0 05-12
847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7 0 05-12
8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2 0 05-12
8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0 0 05-10
8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9 0 05-10
8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1 0 05-09
842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6 0 05-09
8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9 0 05-08
8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4 0 05-08
8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9 0 05-07
838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1 0 05-07
8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4 0 05-07
8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9 0 05-06
83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7 0 05-06
8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1 0 05-06
833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7 0 05-06
8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4 0 05-05
8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0 0 05-05
83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8 0 05-05
829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6 0 05-05
828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0 0 05-04
8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2 0 05-04
열람중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0 0 05-03
825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7 0 05-02
824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5 0 05-02
8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0 0 05-02
82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4 0 05-01
821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5 0 05-01
820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4 0 05-01
819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5 0 04-30
81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3 0 04-30
81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2 0 04-29
8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0 0 04-2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