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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를 고치는 노인 / 김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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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22회 작성일 17-03-29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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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를 고치는 노인 / 김수우

상자들이 바다에서 담아온 건 태고의 제사였다
어창에서 실려나와 새벽비늘을 쏟아낸
빈 생산짝마다 던져진 기도들이 함부로 엎어져있다

소금버케 두꺼운 허공 이쪽저쪽
비린 장갑을 끼고 비린 못을 박는 그는

해종일 기도를 고치며 기도를 올리는 중

꿰맨 나무짝들 층층 발끝을 세운다
단단한 높이로 단단한 깊이를 만들며 다시 바다를 기다린다

생이란 배우지 않아도 손끝에 익숙한 비밀
누구나 저마다의 바다는 깊고 깊은 제사이니

제 삶에 비린 못 하나 박지 못한
튼튼한 눈물을 가진 그는
물의 온도를 기억하는 한 마리 지극한, 쇠고래였다

그 눈빛,
비린 못,
몰래 날카로운,

* 김수우 : 1959년 부산 출생, 1995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 시집(길의길) 외 다수

# 감상
  한 노인의 삶에 대한 素描,
  상자는 옛부터 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담아 날랐다
  생선 배가 들어오면 창고에서 비린내 가득한 빈 상자들이 쏟아진다
  한 때는 어부였다 이제는 늙어 낡은 상자를 고치는 비린내가 몸에 밴 노인
  하루종일 정성컷 못을 박으며 고치고 있다
  고쳐진 상자들은 층층이 쌓여서 바다로 실려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삶이란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배워지는법,
  바다는 어부이면 누구나  한 삶을 영위했던 생활의 터전인 바,
  지나온 자기 삶에 비린 못 하나 박아보지 못한 노인은 이제는
  바다를 아득히 기억만 하는 잡혀온 한 마리 늙은 고래와 다름없다
  한 때 날카로웠던 비린 눈빛을 감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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