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 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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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 강민경
세상 일 잠시 접고 지극히 높으신 이를 만나는 날 너른 가슴 불쿼내어 하늘 닿고 싶은 교회마당 정자나무를 봅니다. 햇살 들면 푸른 잎 풀어 그늘 만들고 밤이면 곤한 새들의 날개 쉼터 되는 그의 나이 칠십 둘이라는데 거미줄처럼 얽혀 땅 위로 튀어나온 뿌리들이 우리 어머니 손등 같아 조심조심 철들게 하고. 은밀한 마음의 떨림, 회개의 기도를 드리면 바람이 불 적마다 끈임없이 흔들던 보이지 않는 세상 유혹에서 빠져나옵니다. 기뻐하시는 그분과 허리 꼿꼿이 펴시는 우리 어머니에게 가까이 가까이 다가온 하늘이 높고 넓고 푸르러 금세 들켜버린 못난 내 이력을 거두어 갑니다. 순리에 풀린 매듭들은 새들의 날개에 윤기를 냅니다 높이 계신 줄만 알았던 그분이 옆에 계셔서 나를 간섭하시고 온전한 길로 인도하시는 천국에 들어가기를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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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스토리문학> 詩부문 등단 스토리문학관 同人 세계 한민족작가연합 하와이 문인회 회원 詩集으로, 『담쟁이 그녀』가 있다 현재 美 하와이 거주
<감상 & 생각>
나는 信仰하는 종교가 없어서, 이른바 ... <신앙시>의 형태를 취하는 시편들에 대해선 매우 조심스런 입장이지만. 꼭이... 이 시를 <신앙시라는 카테고리 Category>에 묶지 않고 詩, 그 자체만으로 놓고 읽어보자면. 교회마당의 칠십 둘 수령樹齡의 정자나무에서 불현듯 어머니를 떠올리고, 나아가 하늘의 그분께로 닿아가는 그 어떤 <절정絶頂의 의식意識>이 고백의 형식으로 순결하게 표현된 시 한 편이란 생각. 하늘 높은 곳에서 인간세상과는 동 떨어진 분 같던 그분이 실상은 늘 곁에 계시는 어머니 같은 분이라는, <현전現前의 자각自覺>을 통해서 하늘에 계신 그분의 경이로운 사랑을 구체적이고 실체적으로 파악하는 詩的 전개의 과정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뭐랄까, 세상의 모든 감각적인 삶의 이력履歷이 주는 허무와 공허를 접고... (천국으로 표상表象되는) 사랑과 구원救援을 찾는, <수도자修道者의 그것>과 같은 정결淨潔한 고백이라 할까...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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