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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에 말을 묻다 / 신용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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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82회 작성일 17-04-24 13:06

본문

섭진강에 말을 묻다 / 신용묵

찔레가시에 찔려도 찔레꽃 한 송이 피지않는다, 몸은

묵은 장을 가둔 단지처럼
오래 마음을 가두어 강 앞에 서게 한다

흐르지 마라
해가 저문다

석양에 유약을 발라 금빛 강물에 마음을 굽는다

던져진 어둠 한 단에  손을 묶여
뒷걸음질 호송되는 산과 나무들,

멀쩡히 멎은 몸은 금간 흐름이다

물 건너 찔레꽃 하얀 꽃잎이 소복처럼 저녁을 다 울어도

목쉰 줄배 한 척 띄우지 못한다

# 감상
  마음이 답답하고 앞 일이 아득할 때는 강에 나가 강에게 속내를 보여보라
  그러면 강물도 알겠다는 듯 조용한 어조로 흐른다
  알겠다, 너의 호젖한 마음,
  걱정마라, 내가 흐른들 그냥 흐르겠는가,
  네 마음 내가 간직해 뒀다,
  먼 훗날 다시 흘러와 건너주마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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