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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꿈 / 오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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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06회 작성일 17-02-2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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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꿈
         - 줄 장미 벽지와 가습기와 겨울나무


연두로 벽 세칸을 칠하자
노란 줄장미들이 올라간다
수직으로 일어서는 풀밭들
빛의 반사에 따라 말랑말랑해지는 벽
마음도 저런 벽을 닮을 수 있다면
연정이 싹트는 벽,
색색 소품들이 보색(補色)관계일 때 나는
더욱 끌리지 대척점(對蹠點) 중앙에서

연꽃 모양 가습기에서 안개가 핀다
물 바닥이 보이진 않나
수증기를 잘 뿜고 있나
혹여 죽어버리지 않았나
초록 감지기에 꽂히는 불꽃
마른 입술을 적셔주던 공력자에 대한
예우(禮遇)

겨울나무가 나의 목소리를 기억하였듯
나도 나무의 이름을 부른다
여린 맥 짚어주던 일과 들녘에서의 만남
때때로 잊기도 했겠지만
(설탕, 커피, 라면, 계란, 로션을 꼭 사와야지
메모하고서 메모지를 두고 나가는 것처럼)
겨울에 만났기에 겨울나무라 불렀던 기억 외
뿌리의 역사를 기억하는 우리가
미세한 입김 위 양각(陽刻)으로 새겨진 나무
부스럭 기지개를 켤 때마다 꾸는
꿈,


                                         - 오정자




        
<신춘문예> "수필부문" 및 "詩부문"으로 등단
詩集 , <그가 잠든 몸을 깨웠네> 2010년 레터북刊



<감상 & 생각>

겨울나무의 기지개에서 가습기의 안개처럼
모락, 피어오르는 꿈.

아, 그 꿈이 그렇게 봄이 되나 보다.

연록색으로 도배하는 방 안에서 문득, 마주치는 봄꿈.

잊고 있었던 겨울나무, 그 뿌리의 꿈을 기억하곤,
초록 감지기에 꽂힌 불꽃처럼 대척점(對蹠點)에서 서성이던
마음은 온통 연두빛으로 방 안 가득 일어나고.

줄 장미 벽지와 가습기, 그리고 겨울나무의 꿈이
한데 엮어내는 저 확실한 보색(補色)의 변증법 앞에서
그 누구라도 향긋한 예우(禮遇)를 취하지 않을 도리는
없을 것 같다.


                                                                 - 희선,



햇살 좋은 날 (Good Day 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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