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탁 / 송재학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습탁 / 송재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61회 작성일 17-01-21 04:01

본문

습탇 (濕拓) / 송재학

 전날밤은 흐려서 습탁이 맞춤이었다 달은 이미 흥건히 젖었다 권층운의 아귀를 슬며시 들추니
젖는 다는 것은 달의 일상이었다 구름의 일손을 빌려 달빛 몽리면적까지 화선지를 발랐다 달이
그새 참지 못하고 꿈틀거리며 한 마장 훌쩍 미끄러진다 잠 이루지 못하는 새들도 번갈아 달빛 속
을 들락거린다 물이 뚝뚝 묻어나는 부레옥잠 대궁으로 화선지를 두들기자 달의 숨결이 잠시 범춘
다 그 위에 달만큼 오래된 유묵을 먹였다 뭉툭한 솜방망이를 가져 온 것은 뭉게구름이다 다시 살살
두드리고 부드럽게 문지르고 공글리자, 먹을 서 말쯤 삼킨 시커먼 월식이다 칠흑이다 달이 탄식
하기 전 화선지를 떼어내 새들의 긴 빨랫줄 항적에 널었다 아침부터 달의 탁본이 걸렸다 모서리 없는
습탁이다 먹이 골고루 묻지 않아서 속빛 무늬로 얼룩덜룩하지만 잘 말랐다 乾拓의 때깔도 보고 싶다

# 감상
  어둔밤, 먹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다 달은 먹구름 사이를 벗어났다
  들어갔다를 반복한다 새들이 그 풍경 위로 날아가고 부레옥잠이
  떠있는 연못에서 화자는 달을 올려다 보며 그 아름다운 풍경을 탁본
  하고 싶은 것이다 먹물에 흠뻑 적셔 밤새 탁본해서 빨래줄에 널었다
  아침에 보니 먹물이 골고루 묻지 않은 건탁이다
  좋은시다 좋은 시를 읽는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화자는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하는 솜씨가 대단하다 눈을 감으면 먹구름 사이를 달이
  들어갔다 나오는 모습이 선하다 어려운 비유도 사용하지 않고 낭만적인
  문장으로 쉽게 진술해 나가는 내공이 부럽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8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6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 0 02-08
66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9 0 02-07
6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8 0 02-07
6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5 0 02-06
6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9 0 02-06
6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3 0 02-06
6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5 0 02-05
6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2 0 02-05
6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6 0 02-04
6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3 0 02-04
6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8 0 02-04
65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0 0 02-03
6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5 0 02-03
6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6 0 02-02
6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9 0 02-02
6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3 0 02-02
6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3 0 02-01
6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2 0 02-01
6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4 0 01-31
64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0 0 01-31
6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9 0 01-31
6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3 0 01-30
6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5 0 01-30
6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0 0 01-29
6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3 0 01-29
6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7 0 01-28
6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6 0 01-28
6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4 0 01-27
6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5 0 01-27
6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0 0 01-27
63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5 0 01-26
6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7 0 01-26
6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6 0 01-25
6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6 0 01-25
6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9 0 01-25
6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1 0 01-24
6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8 0 01-24
6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2 0 01-23
62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6 0 01-23
6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6 0 01-23
62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2 0 01-22
6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8 0 01-22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2 0 01-21
6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7 0 01-21
62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5 0 01-21
62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7 0 01-20
61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9 0 01-20
6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4 0 01-20
6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8 0 01-20
61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4 0 01-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