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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 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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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14회 작성일 17-01-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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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 정원숙






    침묵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귀에서 입으로 가는 길은 짧았다. 당신은 말했다. A급은 스페셜이고 질이 좋아. B급은 거짓 낭만이고 소설의 끝처럼 씁쓸하지. 길 위 꽃을 꺾어 방을 장식했다. 보이지 않는 향기가 시간을 왜곡했다. 노래는 아무것도 건설하지 못했지만 B급이 세상을 적셨다. 내겐 정전이 없다. 그러므로 나는 들을 것이다. 결코 나는 발설되지 않을 것이다. 서정의 방식으로, 거짓 낭만이 비에 젖고 있었다. 불멸이 방식으로, 보도블록이 장맛비에 부서지고 있었다. 향기와 시간이 걸어간 길을 따라 길이 흘렀다. 월요일은 모레일 수도, 영원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도살장으로 향하는 돼지들의 엉덩이가 보석처럼 빛났다. 입에서 항문으로 가는 길은 짧지 않았다. 아침이면 걸레 같은 태양이 떠올랐다.



    鵲巢感想文
    이 시는 B급 처지에서 쓴 것이지만, A급 질 좋은 시가 되었다. 모든 길은 이미 꽃이다. 길을 만들었다는 것은 새로운 사람이 걸어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길은 자체 향기가 있으며 노래처럼 뻗었다. 이러한 길로 B급은 늘 가슴을 적신다. 이러한 B급은 마음을 오로지 한 곳에 집중하며 딴 마음을 갖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들을 것이다. 절대 발설되지 않을 거란 나의 이야기는 시로 환생하여 누구나 들을 수 있고 읽을 수 있으니 불멸이다. 보도블록 같은 시어가 우울한 마음에 부서진다. 꽃은 이미 걸어온 시간만큼 따라 흘렀으므로 길이 열렸다. 이제 시(월요일)는 영원한 꽃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치 도살장으로 향하는 돼지처럼 무한한 상상만 안은 시는 보석처럼 빛나 보이기만 할까! 뱉고 쓰는 과정이 저렇게 짧지가 않다니 말이다. 아침이면 만신창이가 된 나를 발견하겠다.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말이 있다. 한비자에 나오는 말로 그루터기를 지켜보며 있다가 토끼를 기다린다는 말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밭을 갈던 농부가 갑자기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그루터기에 머리 박고 죽는 것을 발견한다. 이것을 본 농부는 더는 밭을 갈지 않고 토끼만 기다렸다. 지나는 사람이 이 광경을 보고 꽤 비웃었다는 얘기다. 낡은 관습을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것에 순응하지 못한 사람을 비유한다.

    詩, 공부가 마치 수주대토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나와 있는 글과 책은 그루터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 말이다. 또 그렇다 하더라도 옛것을 제대로 알아야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공자의 말씀도 있지 않은가!*

    이미 나는 길 위에 핀 꽃을 꺾었다. 이 꽃을 방에 장식하기까지 했다. 이 꽃향기가 나의 시간을 왜곡하였다 하더라도 또한 이 꽃으로 그 어떤 것도 건설한 것이 없다지만, 나는 세상을 적셨다. 까만 고양이가 제 털을 무한정 핥고 닦듯이 내일은 고운 빛깔로 나는 걸어갈 것이다. 세상을 보는 안목과 견해가 좋고 자신감으로 새로운 도전에 용기가 생긴다면 뭐에 부러운 것이 있을까 말이다. 내 마음이 시에 대한 열정으로 다 하였으니까! 하늘의 뜻에 부응할 따름이다.

    =============
    각주]
    *논어; 子曰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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