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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의 주파수 / 우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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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01회 작성일 17-01-05 13:54

본문

발광의 주파수 / 우대식







    단원의 그림 모구양자도(母狗養子圖)를 보다가 눈이 흐려졌다. 어미와 새끼 개의 눈. 이 그림은 다 지우고 세 개의 눈만 남겨 놓아도 좋으리. 어미의 눈은 파철지광(波鐵之光)의 그것이었다. 사람들은 자꾸 인자한 눈빛이라 하는데 내 눈에는 미친 듯한 나선형의 발광으로 보였다. 어린 새끼의 눈이 순진무구라는 것은 동의하겠다. 그러나 어린 새끼를 향한 당당한 미침, 뻗힘 어떤 도발이 어미의 눈동자에 돌고 있었다. 오로지 하나의 생명만을 향한 인자함이 낭자하게 고여 있었다. 생명이 간혹 잔인하도록 모진 이유도 이 눈빛 언저리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발광의 주파수가 희미해질 때 우리는 고아가 된다.



鵲巢感想文
    이 시를 감상하기에 앞서 잔소리 좀 하고 시작해야겠다. 시를 읽는 것도 감상하는 것도 글쟁이의 취미다. 좋은 시는 자신만의 좋은 단지에다가 묻어놓고 생각나면 꺼내어서 자주 읽는 맛도 쏠쏠하다. 이런 좋은 시를 선택하기에는 필자는 일도 많고 신경 써야 할 일도 많아 될 수 있으면 웹진 시인광장에서 선정한 ‘올해의 좋은 시’라는 책자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은 오타도 많고 한자표기도 잘 못 된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읽다가 보면 좀 짜증 날 때도 있다. 옛 진 시황 시절에는 오타나 획 하나 빠뜨려도 목이 날아갔다. 명색이 시인이고 시인이 선정한 시라면 책을 낼 때도 신경 써서 내야 하지 않을까 말이다. 물론 그런 걸 따져가며 읽으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만, 이건 너무 많아서 하는 소리다.

    여기서는 모구양자도(母狗養子圖)라는 말에 개 구자(狗)를 써야 옳으나 잡을 구자(拘)를 떠어억 하니 써놓았으니 웃긴 일 아닌가! 바로 잡아 놓는다. 혹여나 웹진 시인광장 관계자께서 이 글을 읽는다면 다음에라도 똑바로 하자.

    단원은 김홍도의 호다. 김홍도는 조선 시대(18c~19c) 때 화가다. 모구양자도는 그가 그린 그림인데 어미 개가 하나 있고 강아지 두 마리가 노니는 모습의 그림이다. 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시인께서 말한 어미 개의 눈언저리가 꽤 볼 만하다. 마치 불을 켜듯 부라리는 눈빛 모양인데 색채는 아주 진하고 눈동자는 더욱 진해서 강아지로 향한 그 관심은 일절 굽힘이 없다. 그러므로 시인은 세 개의 눈만 남겨놓아도 이 그림은 아무런 관계가 없을 정도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파철지광(波鐵之光)이라는 말은 그 눈빛이 한 철 굽힘이 없다는 말이겠다.

    동물도 자기 새끼에 대한 연민과 사랑은 이 그림을 보듯 어린 새끼를 향한 당당한 미침, 뻗침 어떤 도발적 어미의 눈동자로 묘사했다. 오로지 하나의 생명만을 위한 인자함이다. 하물며 요즘 세상은 어떤가! 인간은 부모로서 그 부모의 역할을 바르게 하는지 말이다. 입에 담기 어려운 일도 많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인간사다.

    끝으로 시인은 발광의 주파수가 희미해질수록 우리는 고아가 된다고 했다. 어떤 일에 관심사다. 그러니까 발광의 주파수다. 발광發狂이란 비정상적으로 격하게 행동한다는 뜻과 어떤 일에 몰두하거나 격한 행동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발광發光이란 단지 빛을 뿜어내는 것도 있다. 여기서는 전자가 맞다. 주파수란 전파나 음파가 어느 기간 동안 진동하는 횟수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고아가 되지 않으려면 발광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도 자기만의 행보가 있어야겠다. 지치지 않고 꾸준한 주기적인 걸음이야말로 나를 깨닫는 길이며 나를 들어내는 길이다.

    일도 취미도 당당한 미침, 뻗침이 있어야 스스로 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며 그 존재도 확인하는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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