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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을 읽다 / 강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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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52회 작성일 16-12-1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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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을 읽다 / 강정숙





    생이 지루하다고 제 몸통을 그었는가
    태고사 가는 길목 깊이 금 간 바위 한 채
    틈새를
    열어놓고서
    개미 떼를
    풀고 있다

    삶도 가끔 출렁대야 쓸쓸하지 않다며
    오월 젊은 하늘이 천둥 비 쏟아 내고

    봄날은
    공양간 열어
    이팝꽃을
    풀고 있다


鵲巢感想文
    틈이 뭔가? 사이다. 물체가 벌어진 상태, 어떤 공간이 생긴 것을 틈이라 한다. 시인은 천 년 보존하며 지낼 것 같은 바위도 아주 빠개 젖혀 놓고 개미 떼를 풀고 있다. 봄날 젊은 하늘도 천둥 비 다 쏟아 내고 공양간 열 듯 이팝꽃 푼다. 시가 어쩌면 관능미 철철 흐른 것 같아도 이 속은 삶을 관조하는 철학이 있다.
    천둥 치는 하늘이 있고 비 흠뻑 쏟아 낸다 하더라도 결국 끝장낼 것 같은 바위라도 생은 지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출렁대야 쓸쓸하지 않은 것이며 그러니 하늘도 바위도 이팝꽃도 있는 것이다.
    하루는 세무서 볼일이 있어 다녀왔다. 물론 세무 관련 일 때문에 갔지만, 세무사는 나에게 이런 말씀을 주신다. ‘선생은 글 하니까 책도 쓰시고 대단하십니다.’ 나는 거저 웃음이 일었다. 카페 하니까 돈이 궁하고 돈이 궁하니 틈을 제대로 메워야 할 취미는 있어야겠다 싶어 책을 좋아한 것이라는 궁색한 답변으로 얼버무렸다. 안 그러면 깃발 들고 러닝머신 착 달라붙어 신나게 달리고 있던가 말이다. 이러지도 못한 것이 또 시간이다. 어쨌거나, 틈은 메워야 삶은 환하다.
    파도처럼 긴장되는 즉 생동감 넘치는 어떤 일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삶이다. 전 봉건 시인의 ‘피아노’처럼 끊임없이 서슬 퍼런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가 하면 그 바다로 뛰어가 아주 신나게 칼날 하나를 집어 드는 이도 있어야 진정한 삶이겠다.
    그러니 틈을 만들자. 희망찬 내일을 위해서라도 그 틈을 만들자. 에궁, 나는 또 조만간 틈을 만들겠다고 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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