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땅 / 이재훈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가운데 땅 / 이재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40회 작성일 16-12-18 12:12

본문

가운데 땅 / 이재훈





    어두운 숲속을 걷는다. 끈적한 머리칼이 나뭇잎 사이에 자꾸 걸린다. 어둠 속을 오래 걷다 보면 나무에 빛이 난다. 눈앞에 솟아 있는 수백 그루의 나무들. 빛나고 있는 나무에 등을 대고 있는 한 여인. 눈을 감고, 죽어 가고 있다.
    그 나무에게로 가서 여인의 머리칼을 만진다. 마른 잎사귀처럼 머리칼이 부서진다. 어깨를 만지면 손가락이 살 속으로 푹 들어간다. 더 이상 만지지도 못한 채 숲속을 걷는다. 거대한 뿔이 달린 숫양이 다가와 고개를 숙인다. 숫양의 등에 타고 걷는다. 풀은 온몸을 흔들며 소스라친다. 나는 동굴 앞에 서서 한 노인을 만난다.
    노인이 안고 있는 아이는 누구일까. 아이의 몸에 빛이 난다. 아이를 안고 새벽 여명이 올 때까지 풀숲에 앉아 있다. 노인은 또 다른 생을 훌쩍 뛰어넘는다. 풀이 부스럭거리며 웃는지 우는지 모르게 작은 빛을 낸다.


鵲巢感想文
    나는 이 시를 읽으며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아침 출근할 때였는데 오르막길 가에 세워둔 시청 공무원 차가 생각났다. 80년대 차량쯤 보였다. 이 차량 위에는 확성기가 달려 있고 한 번씩 산 주위를 맴돌며 ‘산불 조심’하자며 소리 지르며 달리는 차였다.
    원체! 등산객이 많으니 담뱃불로 산불 날까 조심하자는 경고 메시지다. 숲속을 생각하다가 떠올린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시는 아주 탐미적이며 관능적이다. 숲속을 걷는 객체가 단지 여인으로 제유했을 뿐이다.
    물론 내가 이 시를 잘못 읽을 수도 있다. 고대 문명의 발상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으며 어떤 신화적인 내용일 수도 있다. 시는 읽는 이에게 풍부한 상상을 제공하면 그 의무는 다한 것이다. 아무튼, 숲속과 끈적한 머리칼, 어둠 속을 오래 걸으면 나무에 빛이 나는 건 당연하다.
    가끔, 시를 읽으면 이것은 뭐지 하며 풀리지 않는 실마리 같은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어깨를 만지면 손가락이 살 속으로 푹 들어가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손가락보다는 여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이 시는 총 3행으로 되어 있는데 마지막 노인과 아이는 1행의 여인과는 또 어떤 관계일까? 구부정한 노인을 생각하며 벌써 시간은 꽤 흘렀다. 숲속과 같은 이 자본주의 시장에 나는 무엇인가?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또 떨어지고 나무는 푸른 하늘만 그립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88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3 0 01-01
56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6 0 12-31
5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8 0 12-31
5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2 0 12-30
5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8 0 12-30
5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5 0 12-30
5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6 0 12-29
5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4 0 12-29
55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8 0 12-28
5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7 0 12-28
5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0 0 12-27
5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1 0 12-27
5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6 0 12-27
5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5 0 12-26
5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5 0 12-26
5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2 0 12-25
5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9 0 12-25
5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9 0 12-24
54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6 0 12-24
54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7 0 12-23
54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7 0 12-23
5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6 0 12-22
5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6 0 12-22
5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3 0 12-22
541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5 0 12-21
5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5 0 12-21
53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6 0 12-21
53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6 0 12-21
5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9 0 12-20
5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6 0 12-20
53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5 0 12-19
5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2 0 12-19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1 0 12-18
5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5 0 12-18
5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2 0 12-17
5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5 0 12-16
529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7 0 12-16
5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7 0 12-16
52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3 0 12-15
5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3 0 12-15
5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7 0 12-15
5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6 0 12-14
5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2 0 12-13
5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3 0 12-12
5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5 0 12-12
5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2 0 12-11
5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4 0 12-10
5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3 0 12-10
5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0 0 12-09
5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7 0 12-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