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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달 / 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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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7회 작성일 16-12-28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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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달 / 민구





    달이 먼저 나를 물기도 한다

    줄을 풀고 창문으로 너머 들어온 달이 구석에 나를 몰고 어금니를 드러낸다

    오줌발이 얼마나 센지 사방 벽으로 튀어 잘 지워지지 않는다

    달은 나무를 잘 탄다

    어두운 강을 곧잘 건넌다

    물결에 비벼도 지워지지 않는 저 온순한 발자국은 한겨울 빙판을 내리치는 커다란 해머 수천수만의 얼음조각들이 밤하늘에 박혀 있다

    순식간에 하늘을 나는 박새에 오른 달, 민첩하다

    고양이 꼬리를 물다가 돌아보는 순간, 지붕 위를 걸어나가며 케케케 웃고 있다

    멀쩡한 사내를 부축하는 달, 문지방에 걸터앉은 달, 작두로 깎은 발톱이 거기로 튀었나? 굶주린 소가 여물통을 바라본다
   
    물에 뜬 시체를 가만히 덮고 있는 담요여

    상갓집 늦은 조문객이 맨 근사한 타이여

    공중에 집 한 채 놓고 숨죽여 울던 검은 짐승은

    지금 해와 교미 중이다


鵲巢感想文
    시를 읽을 때 이 시는 무엇을 뜻하는지 무엇을 비유했는지, 어떤 비유를 사용했는지 곰곰 생각해본다. 이것도 저것도 아닐 때, 시는 거저 시로 돌려본다. 그러니까 A = B로 치환해보고 B=> C도 될 수 있으며 D도 될 수 있으며 그 무엇도 될 수 있음을 가정한다.

    위 시를 볼 때 첫 문장을 보면 달이 먼저 나를 물기도 한다고 했다. 함수관계가 갑과 을이다. 달과 나뿐이다. 달은 비유다. 달 = 詩(B)가 된다. 시인은 그 무엇을 이상으로 놓고 시를 적었던 것인가? 시인은 연인관계를 이야기할 수도 있으며 정치나 사회, 문화 또 그 이변의 것을 시로 승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높은 것은 역시나 詩다.

    독자는 그 詩를 무엇으로 놓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생각을 한다. 그러니까 다의성이자 추상적이며 관념적이다.

    시는 언제나 시인을 쫓는 검은 승냥이며 또 시인은 그 승냥이를 가만두지 않는다. 쫓고 쫓으며 날을 새는 것이 시인의 일이며 그러다 보면 그 승냥이의 새끼를 낳기도 하며 해가 버젓이 지켜보는 와중에도 끝나지 않은 교미로 열중할 때도 있다.

    시를 볼 때는 색상과 어감 그리고 재질 같은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달이라 할 때 여기서, 달은 어떤 색상을 가지며, 어떤 모양을 하는지 말이다. 창문의 역할과 어금니는 무엇인지? 그 색상은 또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시에서 한 문장만 예로 들어보자. “멀쩡한 사내를 부축하는 달, 문지방에 걸터앉은 달, 작두로 깎은 발톱이 거기로 튀었나? 굶주린 소가 여물통을 바라본다”고 썼다. 그러니까 멀쩡한 사내는 화자를 뜻하며 ‘부축하는 달’은 문장이 된다. 화자가 글을 읽고 있거나 어떤 연인의 대상으로 치환하여 생각해도 무관하다. B= C나 D로 생각해도 괜찮다. ‘작두로 깎은 발톱이 거기로 튀었나?’ 이는 어떤 고뇌를 통해서 성취한 결과물에 대한 부러움 같은 것일 수도 있다. 다음 문장은 “굶주린 소가 여물통을 바라본다” 이다. 즉 굶주린 소는 화자를 활유한 표현이며 여물통은 교과서이자 교본이자 시의 성경인 시집이 된다. 여물이 아니라 여물통이니까!

    달은 그 이치상으로 보름달 이상은 더 크지 못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보름달만큼은 늘 희망이었으며 목표이자 꿈이었다. 심마니에게 달은 산삼이며 시인에게 달은 시며 어부에게 달은 월척 같은 물고기였다.

    끝으로 석가의 달은 중생이며 칸트의 달은 철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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