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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하현 (下弦) / 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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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39회 작성일 16-11-20 05:39

본문

下弦 / 강영은

노루가 잘 먹는 풀일 뿐인데 이파리에는 사금파리 같은 花色이 돌았다 노루귀 같이 돋은 뒤태는 내발리지 않는 계집의
귀밑머리처럼 고즈넉 했다

계곡을 너나들이 하던 사내는 벼랑에 납작 엎드렸다 사내가 열중한 것은 절,벽,끝,에,핀,한,란, 한,줄,기, 두텁고 짧은
발치에선 보이지 않는 과녁이었다 사내를 매단 동쪽이 신월을 향해 바짝 빛났다

사내가 움켜쥔 것은 하얗게 너르듣는 허공, 한밤중에 돋은 달빛이었다

몸을 버리고 마음이 뒤집히는 서쪽이 가까워지면 죽음으로 맞선 몸의 현이 떨린다 수직으로 상승하는 지평선처럼 입술은
떨리고 말은 나오지 않는다

꽃에게도 체념의 한 순간이 있다는 말일지 모르지만 반쪽 얼굴을 베어 문 달빛이 낙하하는 지경은 푸른빛에 누인 피륙

팽팽해진 달빛을 도록(盜錄)에 남기는 일이 서간체의 결말이라면, 가늘고 여린 촉을 세워 쓴 허공 한 획 그대여, 그대 지나간
자리가 저토록 휘었다

# 감상
  시의 근본은 결국 서사가 아닐까요
  화자가 눈 앞의 서사를 기초로 서정을 늘렸다 줄였다 감추었다 내놨다 연금술을 함빡 부리고 있네요
  이 시도 구전으로 내려오는 설화 같은 이야기 속에서 독자의 마음을 끄는 무엇인가 있습니다
  서사는 절벽 낭창에 홀로 뜬 하형달 한 조각뿐이데, 서정은 달에 얼힌 온 갖 설화를 떠오르게 하네요
  사내가 절벽에서 움켜쥔 것은 한 줄기 한난이 아니라 푸르게 퍼져있는 한줌 허공이라는 서정은
  독자의 가슴에 하얗게 구부러진 하현달에 얽힌 설화 속 애환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서정이라 생각
  되는데 화자의 웅숭깊은 내공을 짐작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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