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기 =김이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간절기 =김이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1회 작성일 24-09-01 21:19

본문

간절기

=김이듬

 

 

    유리창을 닦는다

    안에서 닦고 밖으로 나가서도 닦는다

 

    유리창을 유리창이 없는 것처럼 닦아놓으면

    새가 부딪혀 죽는다

    사람의 얼굴이 깨지기도 한다

 

    이목구비 안쪽을 닦는

    수양이 중요하지

    교양 높은 이들이 나에게 팁을 주었다

    코뼈 부러지고 뺨이 찢어져봐도 이런 말 할까

    커다란 창이 있는 호텔 라운지형 카페에서

    나는 주말에만 아르바이트한다

    바깥 사람들은 상스럽게 부채질하며 말다툼하고

    안은 쾌적하지만 약간 춥다며 붙어 앉는 이들도 있다

    내부 적정 온도에 어울리는 이들이 주요 고객이다

    조금 싼 데가 생기면 옮길 거면서

 

    오늘은 아는 사람과 마주치지 않기를

    모든 사물과 사람들이 가진 양면성에 관해 생각한다

    투명한 것과 없는 것을 혼동하지 않을 때까지

    여름과 여름 사이의 시간이 부서진다

    잔상과 전조가 먼지처럼 혼합된다

 

 

   문학동네시인선 204 김이듬 시집 투명한 것과 없는 것 020-021p

 

 

   얼띤感想文

    시제 간절기의 의미부터 파악한다. 간절기間節氣란 한 계절이 끝나고 다른 계절이 시작될 무렵의 그사이 기간이기도 하지만 간절하다는 어근 간절懇切, 간절기도 있을 것이다. 유리창은 마음을 상징하며 마음을 마음이 없는 것처럼 닦아놓으면 새가 부딪혀 죽고 사람의 얼굴은 깨진다. 그러니까 시는 그 속에 함축된 의미를 담아야 하며 그 기능까지 있어야 한다는 말이겠다. 새의 죽음은 한쪽 세계에서는 상실이자 멸이므로 그것은 곧 얼굴이 깨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목구비耳目口鼻는 면상이다. 물론 이와 목과 구와 비 따로 생각도 가져볼 만하다. 수양과 교양은 대치가 되지만 수양이 단련의 의미도 있지만 다른 자식을 맡아 제 자식처럼 기르는 뜻도 가진다. 교양이란 학문이나 지식, 품위 따위의 폭넓은 의식과는 달리 서로 사양한다는 뜻 그 교양交讓으로 들린다. 코뼈 부러지고 뺨이 찢어져 봐도 이런 말 할까, 면상이다.

    호텔이란 시어, 부르짖을 호알린다는 텔과 조합형이다. 라운지는 시 주체와 객체의 만남의 장소를 상징한다. 주말이란 그루 주나 기둥 주그 끝에 말에만 잠깐 아르바이트한다. 시는 객체에서 어떤 영감을 불러오는지는 사실 모르기 때문에 잠깐 인식의 통로쯤 가볍게 안내하는 것으로 보아 주말에만 아르바이트하는 것도 맞다. 안은 바닥 즉 지면을 상징한다. 춥다며 붙어 앉는 이들은 자다. 지금 문을 열어놓은 상태이므로 발발 떨고 있다. 내부 적정 온도에 어울린다는 말은 서로가 통했다는 것이며 조금 싼 데가 생기면 옮긴다. 그러니까 글이고 뭐고 시인도 격이 있다면 육두품은 가릴 것도 없다. 여기서 조금 떼어다 쓰고 저 술 한 잔 괜찮아하며 슬쩍 갖다 붙이는 일 그런 일 싼 데며 거기다가 줄줄 싸는 것도 싸는 일이다. 시를 쓰다 보면 이게 저쪽에서 묻은 건지 이쪽에서 묻은 건지를 떠나 소화가 안 되어 그런지도 모르고 너무 잘 되어 그런지도 모른다. 먹은 게 그대로 줄줄 흐르는 것도 있어서 말이다.

    시의 양면성이다. 투명한 것과 없는 것을 혼동하지 않을 때까지 투명透明이라 함은 꽤 뚫고 지나간 것, 명료한 것을 말한다. 없는 것은 사리 분별이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뭐가 뭔지 맹하다 이 말이다. 여름과 여름 사이의 시간이 부서진다. 하나는 시 주체의 여름이며 하나는 시 객체의 여름 그 공간에서 부딪는 상호 작용과 반작용의 거리인 셈이다. 그것을 잔상이라 하고 전조라 한다. 다 먼지나 다름이 없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5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9-12
45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9-12
451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 09-12
45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9-11
45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9-11
45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0 09-11
45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9-11
45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9-10
45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9-10
45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9-10
45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9-09
45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9-09
45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9-09
45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9-08
44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9-08
44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9-08
44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9-07
44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9-07
44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9-07
449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9-06
44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9-05
44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09-05
44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9-05
44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9-04
44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9-04
44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9-04
44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9-03
44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9-03
44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9-02
44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9-02
44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9-02
44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9-02
44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9-02
44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9-01
44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9-01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9-01
44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8-31
44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8-31
44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8-31
44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08-31
44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8-31
44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8-31
44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8-30
44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08-30
44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8-30
44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8-30
44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8-29
44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8-29
44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8-29
44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8-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