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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의 방 =양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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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1회 작성일 24-09-03 20:28

본문

해마의 방

=양안다

 

 

    끝내 너는 마음이 작아져버려서. 안녕이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아서, 죽은 사체들이 바다에서 강물로 거슬러오고, 차라리 뱀의 아가리에 머리를 들이미는 새. 새들은 거대한 음악극을 위해 숲을 만들고. 어느 연인은 둘이서 위험한 숨바꼭질을 하는데. 식칼은 끝까지 말이 없고. 관통하면 피부는 칼날을 이해하고. 그림자는 와르르 잠들고. 파도는 모래를 지우고. 해변에서 공을 잃어버리고. 버드 스트라이크. 그러나 대학살은 없고. 시체가 망각 속에서 잠들고. 애정은 망각 속으로 굴러가고. 찾아봐. 이번엔 네가 술래 역할을 하면. 방안에는 거울이 박살나 있고. 너는 너를 복제하고. 천사에게 영혼을 팔지 않아도. 어떻게. 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럴 수. 협주하던 무대를 잊고. 어제의 기후를 모조리 까먹은 백치의 마음을 이해하고. 모래에 글자를 쓰다가 충동적으로 지우고. 피부가 칼날을 이해한 사실을 잊고. 열탕에 얼굴을 처박은 채로. 어떻게. 익사하는 우리를 어떻게 잊을 수. 어느 꿈에서는 열차가 되고. 역과 역 사이를 왕복하고. 너와 나 사이에서 유영하는 바다 생물. 나체로 어항 앞에 서 있다가. 가라앉는 것을

 

    바라보다가

 

    너의 얼굴은

    칠각형

    거울 깨져

    반사하고

 

 

   문학동네시인선 186 양안다 시집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106-107p

 

 

   얼띤 드립 한 잔

    해마는 두 가지 뜻을 가진다. 하나는 바닷물고기 하나와 바다코끼리를 해마라고 한다. 나머지 하나는 뇌 일부분으로 장기적인 기억과 공간개념, 감정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대뇌변연계의 양쪽 측두엽에 위치하고 1cm 정도 너비에 5cm 정도의 길이를 가진 기다란 모양이며, 측두엽 양쪽에 총 2개가 존재한다. 그 기능은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데, 단기기억이나 감정이 아닌 서술기억을 처리한다. 주로 좌측 해마는 최근의 일을 기억하고, 우측 해마는 태어난 이후의 모든 일을 기억한다. 새로운 사실을 학습하는데, 해마가 손상되면 새로운 정보를 기억할 수 없다. 기억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감각기관을 통해 정보가 뇌로 들어오면 정보들이 조합되어 하나의 기억이 만들어진다. 여기서부터 해마가 작용하는데, 뇌로 들어온 감각 정보를 해마가 단기간 저장하고 있다. 대뇌피질로 보내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거나 삭제한다. 이러한 정보의 이동은 주로 밤에 일어나며, 학습이나 업무 능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밤에 잠을 깊이 자는 것이 좋다.

    시는 해마의 기능을 살린 단기기억에서 뚝뚝 끊기는 시 객체와의 감정을 노래한 것이다. 문장도 보면 완전한 형체로 맺지 못하고 마치 단말마 형태의 호소문 같기도 하고 시 객체에 향한 한 생명력을 부지하기 위한 어떤 노력 같은 것이 보였다. 시 종연에 너의 얼굴은 칠각형, 아마 바다 생물인 해마의 형태를 빌려 쓴 문장일 것이다. 그러나 칠각형은 옻칠한다는 것에서 그 칠과 상응하고 그것은 한때 뿔이었거나(), 깨우친 존재를 대신에 하기도 한 시 객체(), 이로 새김에 한바탕을 이루었고(새길 각), 잠시 다리 역할까지 가졌던(다리 각) 모형 물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대는 그대의 얼굴은 칠각형이다. 칠각형도 모서리와 같은 모의 일종으로 본다면 자아 비판적이라 할 수도 있겠다. 과음하면 필름이 끊기는 이유는 알코올 독소가 기억을 입력하는 해마의 작용을 방해하여 기억정보가 입력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알코올은 해마의 신경세포가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억제하고 방해하는 기능이 있다. 시는 마치 술로 인해 어떤 괴로움에 대한 방황으로 이룬 수작이 아닌가 싶다. 물론 드립 한 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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