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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자전거 타기/김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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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2회 작성일 24-09-06 09:24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40906]


전거 타기/김용조


종일 한 뼘 햇살만 만나는

앉은뱅이 꽃

높고 둥근 바퀴의 휘파람을 들었다


그때마다 두근거리던 눈

바퀴를 따라 돌고 돌았지


말년휴가 나온 오빠 도움으로

세모난 안장, 다리 사이에 끼고 앉아

미끈한 손잡이의 목을 조이며

힘찬 발길질


붙박여 아우성 지르던 바퀴

헛울음 몇 번 내지르다

내 나팔바지 끝을 물며 얽혀버렸지


놀라 올려다보던

내 푸른 동공을

하늘이 내려다보며 웃었던 것도 같은데


그 한 번의 거부로

다시는 올라보지 못한

글라디올러스 언덕


두고두고 아쉬워하는 소심한 중년이 여기

쪼그려 앉았다


(시감상)


아련한 어린 날을 회상해 본다. 처음으로 두 바퀴의 자전거를 타고 길을 달리는 나. 비록 비틀거리고 넘어져도 하냥 재미있는, 그러다 언덕길도 내리막길도 쌩쌩 달리면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의 손길들. 어쩌면 삶이란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든 처음에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바람과 하늘과 주변과 이웃과 관계가 부드러워질 것이라는. 가을이다. 유년의 글라디올러스 언덕을 다시 생각해 보자. 소심한 중년의 내가 아닌, 얼굴에 바람의 손길을 마주치는 풋풋한 중년의 내가 다시 되어보자.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용조 프로필)

2017년 문학예술 등단, 대구문협회원, 시공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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