魔力 =윤의섭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魔力 =윤의섭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8회 작성일 24-09-07 20:09

본문

魔力

=윤의섭

 

 

    아프지 않은데 눈이 온다

    슬프지 않은데 꽃을 피우는 도 있다

    처연하게 노을 지거나

    부른 적 없는데 달이 뜨는 날도 있다

    하마터면 마른 낙엽 이리저리 몰고 다니는 바람길 따라

    간신히 그어진 지방도 깊숙이 사라져 갈 뻔도 했다

    보고 싶은데

    결코 나타나지 않는 풍경도 있다

    풍경 속에 잠든 사람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벽에 걸린 거대한 사진 액자를 종일 바라보고 섰다

    부서진 기와 조각이 역광을 받아 빛나는

    지금은 저 잿빛 갯벌이 추억하고 있을 소금 창고의 잔해가

    벽 앞에 서 있는 잔해를 마주 보고 웃는다

    멀리서 해연풍이 불어왔다

    눈이 오는데 아프지 않다

    긴 추억의 시작이다

 

 

   민음의 시 163 윤의섭 시집 마계 67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로 쓴 魔力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힘 같은 것이다. 시 주체는 죽음이 있는 곳 피안에 있다. 그러므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그 어떤 것도 구별할 인식은 사실 없다. 그러나 누가 마치 관 뚜껑을 열듯이 오는 이가 종종 있다. 마치 그것처럼 상상한다. 조용히 자고 있는데 누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면 그것만큼 끔찍한 것도 없다. 그것도 가족의 일원이 보고 있으면 덜하다. 생판 모르는 이가 내 얼굴을 빤히 보고 있다면 얼마나 당황할까! 그러나 그것도 깰 때가 문제지 시 주체는 죽음이라는 것, 그러나 그 속에서 이상한 힘 같은 것을 느낀다면 그건 마력이나 다름이 없겠다. 그러므로 아프지 않은데 눈이 오고 슬프지 않은데 꽃을 피운다. 그 꽃 이름은 이라 이름하였는데 마치 처럼 어지럽기만 하다. 그곳은 노을처럼 붉고 달이 있었다. 낙엽 이리저리 몰고 다니는 바람길 따라 간신히 그어진 지방도 깊숙이 사라져 갈 뻔도 했다. 여기서 지방은 종이로 만든 신주 지방紙榜이지만 어느 한 방면을 가리키는 지방地方처럼 들린다. 그러니까 시 객체를 지향한다. 보고 싶은데 결코 나타나지 않는 풍경도 있고 풍경 속에 잠든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인식을 못 한다. 벽에 걸린 거대한 사진 액자를 종일 바라보고 섰다. 그것은 영정사진이겠다. 삶과 죽음을 뒤바꿔놓는다. 죽은 사람은 산 것처럼 산 사람은 죽은 거나 다름이 없는 장이다. 액자 속 사람은 살아 있으나 죽은 거나 다름이 없는 것이 된다. 기와, 지붕을 이는데 쓰는 재료다. 그러나 기와起臥는 일어나거나 눕는 행위다. 기와에 대한 색채도 떠올려보는 것도 좋다. 얹은 위치도 좋다. 지붕이니까! 잿빛 갯벌과 소금 창고는 대조적이다. 잿빛은 일단 검정과 흰색과는 거리가 멀다. 곧 그쪽으로 이전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소금이라는 시어에 어떤 노력과 땀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해연풍은 낮에 바다에서 육지로 부는 바람이다. 낮은 열린 공간을 대신한다. 눈이 오는데 아프지 않다. 긴 추억의 시작이 될 것 같다. 벌써 빛은 이전된 것인가!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04건 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5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9-10
45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9-09
45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9-09
45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9-09
45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9-08
44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9-08
44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9-08
44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9-07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9-07
44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9-07
449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9-06
44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9-05
44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9-05
44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09-05
44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9-04
44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9-04
44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9-04
44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9-03
44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9-03
44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9-02
44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9-02
44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9-02
44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9-02
44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9-02
44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9-01
44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9-01
44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9-01
44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8-31
44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8-31
44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8-31
44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0 08-31
44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8-31
44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8-31
44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8-30
44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08-30
44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8-30
44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8-30
44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8-29
44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8-29
44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08-29
44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8-29
44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8-29
44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8-28
44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8-28
44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8-28
44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8-28
44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8-27
44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8-27
44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8-27
44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8-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